'낚시어선 사고'에도 옹진군 자원봉사센터는 장기자랑

인천 옹진군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 사고로 15명이나 숨진 상황에서, 옹진군에서 장기자랑 대회가 열린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옹진군 자원봉사센터는 지난 5일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자원봉사자 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매년 12월 5일인 ‘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옹진군 관내 7개 섬 자원봉사자와 내빈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전체 자원봉사센터 회원은 2500여명에 이르며,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무료급식이나 밑반찬 제공, 빨래 봉사 등을 해왔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에 따라 만들어진 옹진군 자원봉사센터는 사실상 옹진군이 운영하고 있다. 센터 소장이 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옹진군이 공개 모집을 통해 직접 채용한다.

옹진군은 지난해 인건비와 사업비 등으로 예산 7억5천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에도 8억4천만원을 지원했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1부 기념식에 참석해 우수 자원봉사자에게 표창을 주고 격려사를 한 뒤 자리를 비웠다가 2부 장기자랑 대회가 끝날 무렵 행사장을 다시 찾아 “고생했다”며 그동안의 자원봉사활동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부 장기자랑 대회에서는 연평도와 백령도 등 옹진군내 각 섬 자원봉사자 대표들이 팀을 꾸려 군청 대강당인 ‘효심관’에서 에어로빅·댄스·난타·풍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일부 공연자들은 뿔 모양의 머리띠를 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관내에서 급유선이 낚시어선을 들이받아 15명이 숨진 대규모 낚시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열려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는 낚시어선 실종자 시신 2구가 발견된 직후에 열렸다. 선창 1호 선장 오모(70)씨와 낚시객 이모(57)씨의 시신은 5일 오전 9시 37분과 오후 12시 5분에 사고해역 인근에서 발견됐다.

옹진군 복지지원과 관계자는 “(행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요일부터 걱정은 했지만, 백령도와 연평도의 자원봉사자들이 이미 육지로 나와 있는 상황인데다, 자원봉사센터 지소장들이 자체적으로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라서 행사를 취소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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