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안(형제복지원 특별법안)'을 조속히 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인권위 등에 따르면 형제복지원은 지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연고가 없는 장애인 등 3천여 명 이상을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차린 시설에 격리 수용하고 폭행·협박했다. 박정희 유신정권이 제정한 내무부 훈령에 따라 "부랑자를 선도한다"는 명목에서였다.
이후 1987년 직원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숨을 거둔 뒤 35명이 탈출하면서 인권유린의 참상이 드러날 때까지 이 시설에서는 12년간 551명(피해자모임 확인·시설 기록에는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충분한 진상조사가 없었고 구제방안도 마련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법률적 근거 없이 내무부 훈령과 부산시 조례 등에 따라 복지원과 보호위탁계약을 체결했던 점,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는 증언 등을 종합하면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권위는 형제복지원 사건과 같은 국가기관의 반인권적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비준하고 이 협약에 가입할 것을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게 각각 재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2008년에도 이 협약 비준·가입에 노력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