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안했는데 위장해 자금 유출…" 역외탈세 37명 세무조사

소득은닉·자금유출·편법거래…올해 역외탈세 혐의자 187명 조사해 1조1,439억 원 추징

이중계약을 통해 내국법인의 영업권 양도차익을 은닉한 사례 (자료=국세청 제공)
#1. 내국법인이 보유한 영업권을 외국법인에 양도하면서 저가로 양도한 것으로 거짓 신고하고 실제 양도대금 대부분을 사주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별도로 수취하는 방법으로 양도차익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2. 사주가 BVI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제3국 법인에 투자하였다가 제3국 법인을 외국법인에 매각하면서 수취한 배당소득 및 매각차익을 조세회피처(BVI) 금융계좌에 은닉해 탈루했다.

#3. 미신고 해외지점을 통해 국내로 광물을 공급하면서 매출대금을 신고하지 않고 조세회피처 금융계좌에 은닉한 것으로 나타났다.

#4. 내국법인이 실제로 수입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사주가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원재료를 수입한 것으로 위장해 법인자금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6일 "조세회피처와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 대상자에는 최근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와 관련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 중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사람도 일부 포함됐다.

지난해와 올해 조사에서 적발된 주요 탈루 사례는 △국외소득 은닉 △해외투자 명목으로 자금 유출 △해외현지법인과 편법 거래 △해외에서 리베이트 수수 등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탈세 혐의자 228명을 조사해 1조 3,072억 원을 추징하고 조세포탈 사실이 확인된 11명을 범칙 조사로 전환해 9명을 고발 조치했다.

(자료=국세청 제공)
또 올해들어 지난 10월까지 역외탈세 혐의자 187명을 조사해 1조 1,439억 원을 추징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p인 402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역외탈세 정보수집 인프라 확충과 촘촘한 국가간 공조활동을 통해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자가 과세망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다자간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에 따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만제도 등 100여 개국으로부터 금융계좌 및 금융소득 정보를 매년 제공받아 역외탈세 혐의를 분석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고의적인 조세포탈 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역외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라는 건전한 납세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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