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임승차 줄여야" vs "노인들 공짜신발 뺏겠다고?"

<연령 상향 찬성 (홍창의 교수)>
- 노인인구 증가세, 2060년엔 41%
- "재벌도 무임승차? 예산 부족한데.."
- 러시아워에 노인들만…보완책 필요

<연령 상향 반대 (유정훈 교수)>
- 노인복지법 근거, 약자 배려 차원
- 의식주만 해결? 공짜신발도 줘야
- 인원수 많아져도 운영비는 똑같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여러분, 지공거사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사자성어가 아니고요.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이라는 뜻의 은어로 쓰인답니다. 65세 이상이면 지하철 무료죠. 1984년에 이 제도는 도입이 돼서 올해로 3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면서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고 형평성에서도 어긋난다. 노인들 무임승차 없애든지 아니면 연령 기준이라도 좀 높이자’ 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급기야는 얼마 전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저희 뉴스쇼에서도 짧은 토론회 시간을 좀 가져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의견도 보내주시죠. 먼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지금보다 올려야 한다 주장하시는 분 가톨릭관동대학교 홍창의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홍창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어서 연령 상향조정 안 된다. 지금처럼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 아주대학교 유정훈 교수님도 나와 계시죠.



◆ 유정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십니까. 먼저 홍 교수님. 무려 33년째 65세 이상 노인들에겐 무료였는데 연령을 높여야 된다고 지금 주장하시는 이유는 뭘까요?

(사진=자료사진)

◆ 홍창의> 아무래도 전체 인구 중에서 노인 인구 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65세 이상이라는 기준을 가져가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지 않는가. 어떤 예측조사를 보면 2060년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우리나라에서 41%에 달할 거라고 봐요.

물론 60년은 아주 먼 미래라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과연 지금 65세 기준 노인 연령 또 노인에게 무료로 승차하게 해 주는 제도를 바꿔야 된다는 게 벌써 제 기억만으로도 10년 전부터 있었거든요. 그런데 계속해서 변화는 없고 그러면 앞으로 2020년, 2030년, 2060년까지도 이 추세로 그대로 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미리미리 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검토도 하고 논의도 해서 변경을 하고.

어떻게 보면 저는 70세 이상이라고 주장을 해 왔지만 이것도 사실은 더 미래로 가게 되면 70세 이상도 노인 인구가 만만치 않은 시절이 오게 되면 그 부분도 70세의 고정값이 아니라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좀 더 상향을 하는 그런 생각을 가져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노인 인구가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단은 70세. 그리고 상황이 변하면 더 올려야 된다라는 주장. 지금 무임승차로 발생하는 손실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교수님?

◆ 홍창의> 무임승차로 발생하는 것을 손실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고요. 왜냐하면 지하철이라는 것은 고정비 비중이 크고 변동비 비중이 작거든요. 물론 지금 아무래도 적자죠. 영업손실액이 발생을 하고 적자지만 그게 무임수송으로 인한 적자라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죠.

◇ 김현정> 그게 다 그 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알겠습니다. 유정훈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이유라면 올려야 되는 것 아니냐.

◆ 유정훈> 일단 용어가 좀 잘못됐는데요. 두 가지인데 홍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손실이라는 용어가 좀 잘못됐고요. 왜냐하면 30년 전부터 (65세 이상 노인을) 이미 요금을 안 받는 대상으로 삼고 모든 철도 계획들이 세워졌습니다. 지금도 수도권이나 지방에서 새롭게 전철을 만들자 이렇게 할 때 이미 요금을 징수하는 대상에서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다 이게 나중에 건설도 하고 운영도 해서 잘 돌아갈 거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건설을 한 건데요. 엄청난 돈을 들여가지고. 그런데 이제 와서 이게 못 받으니까 손실이다. 손실이라는 용어가 잘못됐고요. 그다음에 노인 부분인데 지금 이슈가 노인이 65세는 노인이 아니지 않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 김현정> 이미 노인 인구가 너무 많아져서 65세도 너무 젊은 축에 속한다 이런 의견 지금 많이 올라와요.

◆ 유정훈> 그게 무임승차 제도라고 하는 게 법적으로 노인복지법을 근거로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노인 이야기를 하는데 원래 대중교통의 어떤 복지의 취지가 사회적으로 약자들. 예를 들어서 경제활동을 다 은퇴하신 분들에 대한 혜택이거든요. 그래서 이게 지금부터라도 노인 무임승차라기보다는 은퇴자 무임승차 이런 용어가 바람직할 것 같고요.

◇ 김현정> 은퇴자 무임승차. 그 의미는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 공헌을 하고 은퇴한 분들에 대한 배려다 이런 의미로 받아들이자라는 말씀이세요?

◆ 유정훈>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꾸 노인의 기준이 뭐냐. 이건 사실 본질하고 벗어난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논의를 노인이냐 아니냐는 제외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홍 교수님, 지금 청취자 1369님도 방금 전 유 교수님하고 비슷한 의견 주셨어요. ‘산업화시대에 착취당한 세대가 지금의 노인세대다. 이 정도 배려는 해 줘야지 65세라고 해서 돈 내라고 하는 것, 이건 너무 가혹하다’ 라는 의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창의> 저는 이해는 하는데요. 돈이 많이 남아돌면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생각을 해 보세요. 지금 재벌들도 다 65세 넘었을 텐데 그분들도 무임승차 해야 된다고 하면 국민정서상 맞나요? 그다음에 저도 사립학교(교수)니까 은퇴를 하고 연금 받겠죠. 공무원들도 고액 연금 수령자들도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도 있을 텐데 그분들을 꼭 무료로 해 줘야 되나요?

◇ 김현정> 재벌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분들까지 무임으로 하면서 사회가 그걸 젊은층이 감당해야 될 이유가 있겠는가?

◆ 홍창의> 그래서 저는 그 복지 좋죠. 복지를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복지 좋은데 전부 다 하는 그런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택적 복지, 집중적 복지가 이루어져야 된다 그런 생각인 거죠.

◇ 김현정> 유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재벌까지 지하철 요금 대줘야 되는가?

◆ 유정훈> 교통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항상 슬로건 하는 게 승용차 이용을 줄입시다, 나홀로 차량 없앱시다 이런 게 그만큼 우리 사회가 대중교통 중심으로 가야 된다. 그게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라는 거거든요. 누구나 무료로 승용차 이용을 줄임으로 인해서 전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는 거기 때문에 이걸 차별화한다는 건 돈 있는 사람은 그럼 계속 승용차 타십시오 이런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아까 홍 교수님도 지적하셨지만.

◇ 김현정> 그러니까 대중교통 장려 차원의 의미도 있다는 말씀이에요.

◆ 유정훈> 맞습니다. 그리고 이게 도시철도가 워낙 비쌉니다. 지금 수도권만 하더라도 보통 1200억, 1500억 이러거든요. 그리고 철도가 한 번 건설하고 나서 또 운영하는 데 워낙 돈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굉장히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비싼 시설 하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데. 이랬을 때 이걸 더 많이 사용하게끔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추가로 사람들이 이용을 했을 때 이게 비용이 늘어난다 이러면 안 되지만 사실 이건 거의 추가로 이용한다고 했을 때 원가가 늘어나지 않거든요.

◇ 김현정> 어차피 운행하는 거니까?

◆ 유정훈> 맞습니다. 통계를 보더라도 모든 전국의 도시철도가 킬로미터당 운송 원가를 보면 소위 말해서 10명 이용하나 100명 이용하나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65세 유지하자는 말씀. 홍 교수님, 어차피 이분들 지하철 무임승차 안 하고 돈 받게 되면 자기 차 운행할 경우가 더 많아질 거다. 대중교통 장려 차원에서 괜찮지 않느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홍창의> 대중교통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장려할 거라고 하면 낮은 연령대 65세 미만 연령대도 그만한 기여는 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건 전체적인 이용자들 측면에서 다 무임이면 모르지만 유료와 무임이 연령으로 구분되어 있을 때 대중교통 전환을 거기에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보고요. 다만 이제 그런 건 있죠. 사회적 이슈로 보면 요즘 7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 사고가 최근에 4배 늘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홍창의> 그러니까 그런 부분으로 해서 고령 운전자가 계속 개인 승용차를 몰아서 사고를 내게 하느니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게 해서 그분들로 하여금 혜택을 주자. 이런 것은 연령 기준으로 봐가지고 얘기는 될 수 있지만 65세 이상에서부터 70세 미만까지는 또 그런 부분들이 안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거는 사회적 이슈가 될 때 대중교통 전환에 대한 어떤 논리라든지 근거는 될 수 있지만 오늘 토론하고 있는 그 내용은 약간 좀 무리가 있는 논리 같아요.

◇ 김현정> 아까 전에 두 분 다 지하철공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크게 말씀 안 하셨습니다마는 지금 청취자 여러분들은 좀 다른 얘기를 하세요. 지하철공사가 분명히 적자다. 그리고 무임승차, 노인들의 무임승차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인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결국 그것은 공사의 손실은 국민들이 세금으로 부담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그러면 계속 국민들 세금, 젊은이들이 내는 세금으로 부담할 것인가.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나이 조정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꽤 많이 들어옵니다. 이건 유 교수님한테 질문드려야겠네요.

◆ 유정훈> 제가 은퇴자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게 젊은 층한테 사회활동, 경제활동을 할 때는 교통비가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은퇴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의식주가 풍족해도 이동이 안 되면 사실은 사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 은퇴자들한테 무임승차는 일종의 공짜 신발을 드린 거랑 같은 거거든요.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공짜로 신발 드리는 거다, 사회가?

◆ 유정훈> 그렇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지금 은퇴자들 보시면 가장 많이 하시는 게 등산도 가시고 북한산도 가고 청계산도 가고요. 그다음에 노인분들 온양온천도 가시고 춘천 가시는데 이게 다 하루에 5000원, 1만 원 가지고 하루를 아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그걸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연령을 좀 올리자는 건데.

◆ 유정훈> 그러니까 이게 이런 모든 어떤 사회에서 제공하는 배려하는 제도라고 하는 게 우리가 돈을 100원을 투자해서 사회적으로 1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이걸 따져야 되거든요.

◇ 김현정> 사회적 가치.

◆ 유정훈> 그렇게 봤을 때.

◇ 김현정> 65세가 맞다.

◆ 유정훈> 맞습니다. 지금 8000억 정도 이야기하거든요, 손실을 보전하는 게. 그런데 계산을 해 보면 우리 사회적으로는 8000억 이상의 효과가 있는 거기 때문에.

◇ 김현정> 알겠습니다. 65세 유지가 맞다. 사회적 가치에서 봤을 때. 마무리발언으로 듣고요. 홍 교수님도 마무리 발언 30초 드리겠습니다. 공짜 신발 드리는 걸로 이해해라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홍창의> 물론 저도 토요일이나 일요일날 그런 분들 보면 건강하게 사시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마는 평일날 출퇴근 시간대에 대부분 노인들이 노인석, 교통약자석이 아니라 일반석에 앉아계시거든요. 그런데 빽빽하게 출퇴근에 콩나물시루처럼 유임으로 서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 이건 아니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출퇴근 시간대는 좀 자제할 수 있는 그런 제도. 그다음에 너무 100% 무임보다는 지하철 타시는 노인분들도 좀 당당하고 떳떳하게 50%라든지 아니면 코레일과 형평성을 맞춰서 30%, 이런 식으로 점차적으로 제도를 세밀하게 다듬어갔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네요. 저희가 정리 좀 해 보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홍창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홍창의 교수, 아주대 유정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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