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빙하 조각 넣은 위스키 한잔 어때요?

끝이 보이지 않는 모레노 빙하. (사진=여행꾼 제공)
남미의 수 많은 여행지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명소 중 하나는 바로 칼라파테 모레노 빙하다. 얼음 강줄기를 따라 수억 년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어 보는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나이테로 나무가 자란 시간을 가늠하듯 끝도 없이 펼쳐진 거대한 얼음 평야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겹겹이 쌓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칼라파테에 있는 모레노 빙하는 총 길이 35km, 폭 5km, 높이 60m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광경이 펼쳐진다. 보는 순간 입을 다물 수 없는 이 진귀한 풍경을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겠는가. 아이젠을 신고 얼음을 직접 밟으며 빙하 트레킹을 시도해 보자.

미니 트레킹은 약 1시간 정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순히 얼음 덩어리 위를 걷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처음 보는 풍경과 신비로움에 매료돼 기대 이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불어오는 바람이 차기 때문에 방한복 입는 것을 추천한다. 푸른빛을 띠는 얼음 위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중간에 얼음이 깨지고 녹아서 생긴 크랙을 발견할 수 있다.

크랙은 얼을 끼리 부딪히면서 생긴다. 빙하의 가장자리와 가운데 부분은 흘러내리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빨리 흘러내리는 얼음과 천천히 흘러내리는 얼음이 부딪히게 된다. 그러면서 얼음 사이에 틈이 생기고 그 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벌어져 크랙이된다.

아주 가끔 빙하 조각이 강물로 떨어지며 우렁찬 굉음을 내기도 한다.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내 트레킹의 재미에 푹 빠진다. 크랙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빙하 트레킹을 하는 중 갑자기 얼음이 깨지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빙하 트레킹을하다 목이 마르면 빙하의 녹은 물을 그대로 마셔보자. 머리가 깨질 듯한 차가움을 경험할 수 있다. 트레킹이 끝나고 마시는 빙하의 얼음을 넣은 위스키 한잔 또한 색다른 경험으로 어느 때보다도 달콤한 위스키를 맛볼 수 있다.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모레노 빙하 트레킹. 간단한 장비만으로 빙하 위를 걸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놓치지 말자.

취재협조=여행꾼(www.tourkun.com)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