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1년 6월15일 국정원 작성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 문건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매체에 따르면 국정원 2국은 김흥국이 하차한 이틀 뒤인 6월 14일 김재철 당시 MBC 사장(64)의 측근이던 보도부문 간부 A씨에게 김흥국 퇴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그러자, A씨는 “MBC 경영진이 ‘보수성향’인 김흥국의 퇴출을 너무 쉽게 생각했고, 전격적으로 쫓아낸 것은 매끄럽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이번 김흥국 퇴진은 MBC 내 중북성향 진행자와 연예인에 대한 퇴출 작업의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A씨는 “김 사장이 취임한 이래 가장 시급한 순위로 보도·시사 분야 인적쇄신, 노영방송 주도 노조 와해, VIP 관심사인 'PD수첩' 때려잡기 등에 몰두해왔는데, 이제 여력이 생겨 종북성향 진행자·연예인 척결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김미화 축출 시 형평성 원칙을 제기하며 김흥국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김흥국을 빼지 않으면 추후 퇴출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봤다”고 김흥국에 대한 퇴출 경위를 밝혔다.
또 A씨는 “보수 연예인은 김흥국 1명이지만, 축출 대상 종북 방송인은 여러 명”이라며, “결국 김흥국의 희생은 여권에 ‘1 대 4~5’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고, 국정원 관계자는 이를 문건에 적어 보고했다.
김흥국은 2011년 6월12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 만세’에서 하차했으며, 이 무렵 개그우먼 김미화 등도 MBC에서 하차했다.
당시 MBC는 “김흥국 씨가 일신상의 이유로 스스로 하차했다”고 알렸지만, 김흥국은 “라디오본부장으로부터 ‘선거 유세현장에 간 게 문제가 됐다’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여의도 MBC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삭발한 바 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김흥국은 "지금 와서 저는 할 말이 없다"며 "방송을 다시 잘하고 있다"는 말로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언론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