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는 3일 발생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의 생존자 7명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최대어 낚시 등) 이벤트 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22명 만선이었다"며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살아도 죄인인거 같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며 고개를 떨궜다.
사고 당시 서씨는 친동생 서모(35), 동생 직장 동료와 함께 낚싯배 뒤쪽에 나와 있었다.
그때 한배가 낚싯배에서도 어렴풋이 보일 정도로 다가왔다.
서씨는 "출항해서 10분 정도 지났는데 일행들이 뒤쪽에 배 모양 불빛이 보인다고 해 '배일 거야' 했는데 1분도 채 안 돼 깜깜한 데서 뭔가가 나타나더니 배 왼쪽 선미를 들이받았다"며 "충돌 직후 몇 초도 안 돼서 (배에서) 튕겨 나갔다"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속수무책으로 바닷물에 휩쓸린 서씨 일행은 주변에 떠 있던 스티로폼을 잡고 버티면서 급유선을 향해 '살려달라'고 외쳤다. 다행히 구명조끼는 모두 입은 상태였다.
충돌한 급유선이 크레인을 이용, 서씨 일행을 그물망으로 끌어올려 가까스로 구조했다.
서씨는 "10∼15분 정도 바다 위에 떠 있었던 것 같다"며 "저한테는 너무 길게 느껴졌기 때문에 시간이 가늠이 잘 가지 않는다.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했다"고 악몽같은 당시를 떠올렸다.
서씨에 따르면 출항 당시 이른 새벽이었지만 안개가 끼거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에 탑승 당시 해경이 안전교육을 진행했고, 인원 점검과 함께 음주 여부나 구명조끼 착용 여부도 모두 확인했다고 했다.
서씨 등 생존자 4명은 길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돼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현재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나머지 생존자들은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에서 치료중이거나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선창1호는 출항 9분 만인 이날 오전 6시 9분쯤 진두항 남서방 약 1마일(1.6㎞) 해상에서 336t급 급유선과 부딪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창1호에 타고 있던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13명 중 11명은 선내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