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시한인 2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면서 여야는 3일에도 예산결산위원회 소소위를 열고 논의를 이어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물밑 접촉을 이어갔다.
전날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여야 3당 막판 협상 직전 따로 회동을 갖고 공무원 증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의원 사무실로 찾아간 김동철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의총 결과를 들었다"며 "민주당으로부터 결단을 얻지 못하면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공무원 문제와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강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전했다"며 "(강경) 기조가 바뀐 게 아닌지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찰떡 공조를 보였다.
국민의당은 지난 7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 여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추경안 통과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국민의당이 여당에 동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여당도 호남선 KTX 무안공항 경유 합의문을 발표하는 등 국민의당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역대 정부에서 소요된 공무원 증원 외에 한 명도 증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공무원 증원 9천명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양보안이 1만 500명과는 1천 500명 간극이 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손을 맞잡은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본회의에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여권에서는 호남선 KTX 등 '당근' 정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배경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예산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로서의 국민의당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안 대표의 의지 때문에 원내 대표단이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
하지만 국민의당 고위 관계자는 "안 대표는 원내협상에 관여하지 않는다. 원내 문제는 원내대표가 알아서 하고 있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허물 수 없는 원칙을 야당이 요구하면 어렵겠지만 내일 통과되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오늘 저녁이라도 연락을 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