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홍찬의(21) 이병은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신병 수료식을 마치고 해병이 됐다.
초등학교 시절인 2008년 유학길에 올라 캐나다와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홍 이병은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SAT'에서 만점인 2천400점을 딴 수재로, 2015년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던 그는 지난 8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귀국해 해병대에 자원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췄고 공학 전공자인 홍 이병은 어학병에 지원하거나 대학 졸업 이후 일정 기간 기업체에 근무하는 대체복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해병의 길을 택했다.
부모님도 '왜 하필 고된 훈련을 해야 하는 해병대에 들어가느냐'며 만류했지만, 홍 이병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홍 이병이 굳이 해병대에 입대한 데는 2010년 11월 북한군이 해병대 주둔 연평도에 기습적으로 포탄을 퍼부은 연평도 포격 도발의 영향이 컸다.
당시 캐나다 유학 중이던 홍 이병은 해병대 장병이 북한군의 포격으로 불이 붙은 K-9 자주포에서 목숨을 걸고 대응사격을 한 것을 보고 그들처럼 조국을 지키고 싶어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입대를 앞두고 수개월 동안 달리기와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단련하고 체중을 줄이는 등 철저히 준비해 해병대 선발 시험을 한 번 만에 통과했다.
해병대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단 홍 이병은 "꿈을 향한 첫 번째 도전 목표였던 하버드대 입학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해병대에서 시작한다"며 "내게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포격전의 영웅처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병 수료식을 마친 홍 이병은 4주 동안 병과 교육을 받고 경기도 김포에 있는 해병대 2사단에서 주특기에 따라 정보통신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