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 문제에 착안해 학교 공간에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색깔 컨설팅 사업을 6년간 진행해왔다.
색채에 자극을 받아 뇌가 반응하는 매커니즘을 통해 심리적 치료가 이뤄진다는 '컬러테라피 이론'을 염두에 두고 복도, 계단 등에 학교 특성에 맞게 색깔을 디자인했다.
교과 교실제를 시행하는 봉화중학교는 과목특성에 어울리는 색을 적용해 아이들의 흥미와 집중도를 높였다.
'ㅁ' 모양으로 사방이 연결돼 방향을 찾기 어려웠던 녹천초등학교의 경우 동서남북에 사계절을 상징하는 컬러로 차별화했다.
금옥중학교도 식당엔 입맛을 좋게 하는 주황계열을, 체육관엔 활력을 주는 빨강계열을 칠했다.
그밖에도 창이 없거나 주변 건물로 채광이 충분하지 않아 어둡고 침침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학교는 경쾌하고 밝은 느낌으로 바꿨다.
총 27개 학교에 이 사업을 진행 한 뒤 학생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조사해봤다.
놀랍게도 학생들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됐다.
대한임상미술협회가 2014년 우장초등학교 20명 학생을 대상으로 뇌파검사와 타액코티솔 검사를 실시한 결과, 주의력은 40%, 집중력은 27% 상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평균 2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환경이 개선된 학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학생들 90% 이상이 환경변화가 학교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한국색채디자인 연구소 이지영 소장은 "가장 고무적인 것은 학생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과 학습능률이 향상됐다는 점"이라며 "특히 학생 상호간 공감대와 학교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색깔 컨설팅 사업의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학교 환경 개선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