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입증" VS "기획된 증거"…태블릿PC 둘러싼 '설전'

최순실, 흥분한 상태서 '靑문건유출' 혐의 인정?

(사진=방송 화면 캡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태블릿PC를 감정한 결과가 최순실씨 재판 증거로 채택됐다.

검찰은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한 반면, 최씨 측은 기획된 국정농단의 증거라고 대립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일 최씨 공판을 열고 국과수의 태블릿PC 감정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이른바 촛불로 상징되는 측에서 태블릿PC를 국정농단의 치명적 증거로 본다"면서 "저희 전문가 분석은 이 태블릿PC가 특정한 사람들에 의해 기획된 국정농단 사건의 증거로 재평가 돼야 한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태블릿PC의 법적 소유권은 김한수(전 청와대 행정관)다"며 "감정보고서에는 다수의 사람이 1년 8개월 동안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등록 이름이 6개 이메일 계정 3개"라고 말했다.

이어 "JTBC가 태블릿PC을 입수한 이후 장모씨 영상파일을 삽입했다"며 "2014년 4월 1일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마지막 사용 이후 더블루K 사무실 고영태씨 책상에서 태블릿PC가 나온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고○○ 검사 유능한 특수부 검사인데…. 마지막 사용자를 밝혀야 특수부 검사답다고 할 수 있다"고 비꼬면서도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개통 이후 사진 촬영한 것 몇 번"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은 최씨가 태블릿PC의 사용자인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상황에서 최씨 측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검찰은 "태블릿PC의 위치정보와 최씨의 독일, 제주도 방문 일자가 일치한다"며 "정호성 전 비서관이 태블릿PC에서 발견된 (여러 개의) 이메일 계정을 최씨와 공유하며 (청와대) 문건을 전달했다고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 청와대 문건을 주고받을 때 서로 차명폰(대포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고, 그 내역과 태블릿PC 내 이메일 열람시간이 일치한다"며 "최씨 셀카(셀프카메라) 사진도 국과수에서 태블릿PC로 촬영됐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본 적도 없다고 하는 건 명백히 허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국과수가 (드레스덴 연설 전날인) 2014년 3월 27일 이후 문건들이 수정‧조작된 적 없다고 적시한다"면서 "영상 하나가 수정된 것은 맞지만 3개 영상 모두 동일한 날 찍힌 것으로 확인된다. JTBC가 장씨 영상을 어떻게 구해서 넣을 수 있나"라고 맞불을 놨다.

이어 "최씨 측이 억지주장을 하면서 재판부와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그 부분을 멈춰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주장을 들으며 중얼중얼 거리던 최씨도 발언 기회를 얻어 "왜 조사할 때 태블릿PC를 안 보여줬냐. 자신있다면 보여줘야지. 태블릿PC를 쓰지 않았다"며 본 적도 없다는 기존의 주장에서 한걸음 물러났다.

특히 최씨는 "(검찰이) 태블릿PC를 안보여 준 상태에서 이메일을 주고받았냐고 말하는데, 연설문을 주고받은 것을 이야기 안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씨가 흥분한 상태로 말을 하던 도중 본의 아니게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검찰이 의견을 밝히는 도중 이 변호사가 말을 끊고 들어오자 양측이 언성을 높이며 상대의 발언을 막아섰다.

분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재판부가 "오늘은 이정도 하시라. 재판부가 의견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누가 사용했는지 판단해보겠다"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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