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시대의 조선 경제는 ''모순 덩어리''

''개발 없는 개발''을 펴낸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허수열 교수


''''일제시대 조선경제가 유례없을 정도로 크게 개발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식민지 근대화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최근 개발 없는 개발>을 펴낸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허수열 교수는 일제시대의 개발이 조선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것이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는데요, 한일관계가 냉기류에 휩싸여있는 가운데 나온,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반론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의 허구성, 주목해 주십시오!''''


▶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허수열 교수


◎ 사회/김어준>
책 제목을 보고 이게 무슨 소리야! 라는 생각이 들던데...


◑ 허수열 교수>
모순 적이죠, 개발 없는 개발은 뒤에 개발한 개발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의 개발은 개발이 없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거든요, 일제 시대의 조선 경제가 모순이었기 때문에 제목도 모순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일제 시대에 개발이라고 불릴만한 활동이 있었는데, 그것이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발이라고 받아들이거나 혜택이 되는 개발이 아니었다는 얘기던데, 이 책을 보며 제가 감탄한 것은 일제시대의 이야기를 할 때 적극적으로 식민지가 우리 근대화의 힘이 됐다라고 하는 시각도 있고, 결과적으로는 우리한테 식민지가 근대화의 발판이 된 것 아니냐 라는 부분도 있고, 아니라고 부정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런 종류의 책이 처음 나온 거죠?


◑ 허수열 교수>
제 연구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일제시대에 경제가 크게 개발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업 같은 부분은 일제초하고, 일제말과 비해 농업 생산이 52%증가 했거든요, 상당히 많이 증가한 것입니다. 그리고 농업 부분보다 관공업 부분이 훨씬 더 많이 개발 됐죠, 공업 부분에 있어서는 북한에 있는 흑남 질소비료 공단이라든지, 수풍발전소 등 엄청나게 많은 개발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일제 시대에 들어온 자본과 선진 기술이니까, 개발이 안됐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죠,


◎ 사회/김어준>
그렇게 인정하고 들어가면 점점 일본 식민지 시대가 근대화를 이루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 허수열 교수>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관점이 조금 달라요, 왜냐하면 우리가 인정 할 것은 인정하고, 그런 위에서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투자를 많이 하게 되면 생산 수단인 토지나 자본이나 이런 것들이 일본 사람 수중으로 많이 가게 되겠죠, 거기에서 예를 들면 토지 같은 것을 생각해보면 일본 사람들이 1910년 경 조선 전체 논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를 보면 2% 정도 됩니다. 그것은 일본 사람들이 갖고 있는 토지는 비옥한 토지니까 생산성까지 감안해서 보면 한 9% 정도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뒤 일본사람들이 토지를 계속 늘려 나갑니다. 그래서 1935년에 피크가 되는데, 그 때 일본 사람들이 갖고 있는 토지의 면적은 조선 전체 논의 18% 정도를 차지합니다.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 사람들이 갖고 있는 토지는 대개 비옥한 토지거든요, 그래서 생산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토지의 생산성까지 같이 감안해서 갖고 있는 면적을 생각해 보면 절반정도가 됩니다. 1931년 조선은행에서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45%를 갖고 있다고 얘기를 했고, 1941년에 경성상공회의소라고 하는 곳에서 추산한 것에 보면 54%를 갖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은 겉보기에는 개발이 된 셈이죠, 그 혜택이 조선 사람들한테 온 것은 아니었고, 1%도 안 되는 사람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개발 없는 개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예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주십시오.


◑ 허수열 교수>
농업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업 같은 경우는 조선인 자본도 사실 일제 시대 때 많이 성장을 합니다. 그 점을 부정 할 수도 없고, 물론 일본인 자본은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거든요, 그런데 1940년대가 되면 41년에 조선에 있는 광업이나 공업 회사의 자산의 95%가량은 일본인 회사 자산입니다. 나머지 5%가 조선인 회사 자산이고, 가장 중요한 생산 요소를 거의 다 일본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면 조선 사람은 뭘 하냐면, 결국은 토지를 상실했으니까 소작농이 되거나, 자본을 갖고 있지 않으면 임노동자가 되는 길 밖에 없죠, 조선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은 일제 시대가 개발이 되면 될 수록 점점 자기 땅을 잃고 소작농이 돼 가던가, 아니면 임노동자가 돼는 가면 갈수록 그런 경향이 강해지죠,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같이 없어지고, 저는 그것이 식민지적인 구조라고 보고, 그런 식민지적 구조가 생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극도로 불평등한 생산소유의 관계가 민족별로 아주 불평한 데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 사회/김어준>
그러면 해방 초 우리 경제 규모나 경제적인 영향, 동력 이런 것이 일본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난 다음 한쪽에서 주장하듯이 고스란히 우리 근대화의 기반이 됐다고 말 할 수 있는지...


◑ 허수열 교수>
근대 경제학에서 많이 쓰는 개념인 1인당 GDP로 얘기해 보면 매디슨이라는 사람이 추계한 1인당 GDP 불변(일정한 가치를 갖는 달러)가격으로 했으니까 그것에 의하면 1910년하고, 1945년 1인당 GDP를 따져보면 오히려 10년 보다 45년이 더 낮습니다. 개발은 신나게 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인 것이죠.


제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일제 시대의 개발이라는 것은 일제 시대의 조선 사람에게 현재와 미래에도 아무 희망이 없는 것이었고, 그런 식민지적인 구도를 깨뜨리지 않으면 조선 사람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일제 시대 때 어쨌든 투자가 이뤄지고, 개발이 이뤄졌으면 해방 이후에 남는 것이 있겠죠, 그 물적 유산이라는 것이 해방이후에도 한국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얘를 들면 전체 일본 사람들이 남긴 물적 유산 가운데 가치로 따지면 3/4은 북한에 남아 있는 것이고, 남한 지역에는 겨우 1/4 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해방 이후 혼란기라든가,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거의 다 망실이 됐거든요, 그래서 그런 점을 따지면 일제 시대에 있었던 물적 자산의 겨우 1/10정도만 공업화가 시작한 60년 무렵까지 이어졌다고 평가 할 수 있으니까, 일제시대의 공업화라든가 이런 물적인 유산을 너무 과도 평가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진행:김어준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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