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화성-15형 ICBM을 발사한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이날 두 번째 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이 전날 정부성명으로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아직 핵보유국 지위를 얻지 못했음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ICBM 발사가 올해 들어 쏘아올린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형태임은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어제 발사된 미사일은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미 군사공조를 통한 압도적 전력 우위를 북한에 보여주기 위해 한미 양국간 진행 중인 첨단 군사장비 구매 필요성도 환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확고한 연합 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님께서 우리가 적극 추진 중인 미국산 첨단 군사장비 구매와 자체 방위능력 강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자산 획득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접근법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이러한 노력을 평가하고 확고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토대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의 굳건한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양국 정상은 10주 후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이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결정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미국의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께서 직접 IOC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화답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