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최호식 부장판사)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교사 김모(52)씨와 한모(42)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고교 교사로서 감수성 예민한 여학생들을 보호·감독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오랜 기간 다수의 여학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 여학생 대부분은 아직도 피고인들을 용서하지 않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점, 일부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체육수업 도중 수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행위이고, 안마를 해달라고 한 것은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추행으로 볼 수는 없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피해 여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껴 추행으로 볼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김씨는 인권담당 안전생활부장이던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여학생 27명을 성추행하고 남학생 등 4명을 폭행한 혐의,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여학생 58명을 추행한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됐다.
두 사람이 근무하던 고교는 전교생 455명 중 여학생이 210명으로, 전수 조사에서 전체 여학생의 3분의 1이 넘는 72명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