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자는 "입단식 뒤 강민호의 등 번호와 같은 47명의 팬들을 미리 뽑아 사인회를 연다"면서 "그러나 그 외의 팬들도 강민호를 보기 위해 오전부터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오전에 오신 팬들을 위해 강민호에 부탁을 해 사인을 해드렸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강민호에 대한 삼성 팬들의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강민호는 지난 21일 삼성과 4년 총액 80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롯데에서만 14년을 뛴 부산의 터줏대감이었던 만큼 강민호의 삼성 이적은 야구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사실 삼성은 최근 2년 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일궜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해외로 진출한 오승환을 비롯해 박석민(NC), 최형우(KIA), 차우찬(LG) 등 핵심 전력들이 이적했고, 외인 농사에 실패하면서 2년 연속 9위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리그 정상급 선수의 영입은 삼성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긴축 재정을 펼쳐온 삼성이 그래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타점왕 다린 러프와 15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고, 올해 메이저리그(MLB) 풀타임 우완 팀 아델만도 이날 총액 105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날 모인 팬들은 올해 시즌권 대상자 중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삼성 관계자는 "공지한 시간 뒤 23초 만에 47명이 찼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삼성 구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팬들이다.
이날 판매를 시작한 강민호의 삼성 유니폼을 구입한 백현주 씨는 "강민호가 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면서 "이승엽이 은퇴한 만큼 그 빈자리를 잘 메워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역시 강민호의 유니폼을 들고 온 김재완 씨는 "그동안 이지영 혼자 포수를 봤는데 둘이 잘 역할 분담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이날 회견에서 팬들에게 "삼성에 적응해서 많은 팬들에게 박수받는 삼성맨이 될 수 있도록,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의 강민호에서 삼성맨이 된 강민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