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로 뉴스 보는 독자들… 네이버-카카오가 밝힌 '방향성'

[현장] 유민 100주년 미디어 컨퍼런스 '미디어 내일을 묻다'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사진=각 홈페이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 독자의 77%가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묻는 설문조사에서까지 네이버와 카카오(다음)라는 이름이 나오는 것은, 포털을 대표적인 뉴스 접근 통로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독자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유민 100주년 미디어 컨퍼런스-미디어 내일을 묻다'가 열렸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호 '유민'을 딴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다음의 뉴스서비스를 책임자들이 나와 각각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 네이버 : 언론사에 편집권 주고 이용자에게 선택 맡긴 '채널뉴스'


우선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 전무이사는 네이버의 지향을 '사용자 선택과 선호를 존중하는 플랫폼과 '중요한 사용자와 많은 생산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콘텐츠의 형식, 유형, 배열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텍스트뿐 아니라 카드뉴스, 영상까지 담아내는 UX/UI를 연구하고, 콘텐츠 생산의 기회를 외부 전문가와 독자에게도 나누는 실험이 대표적이다.

이때 네이버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콘텐츠 배열'이다. 내부 편집자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시도하고 개인화·자동화를 시도하며 사용자가 직접 구독 설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유 이사는 "(콘텐츠 배열은) 기본적으로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거기서) 해결하지 못하는 건 사람이 관여하는 휴먼 인게이지먼트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0월부터 모바일 메인뉴스판에 적용한 인공지능 기반 뉴스 추천 시스템 'AiRS'(AI Recommender System, 에어스)를 예로 들었다.

올해 10월에는 유사도 기반의 추천 뉴스를 묶는 '뉴스 클러스터링'을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 중이다. 유 이사는 "다수 매체가 쓴 공통 이슈라면 그게 중요한 기사라고 기술적으로 정의해, 섹션 홈에 자동화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에는 언론사와 이용자에 '편집'과 '설정' 기능을 준 '채널뉴스'를 시작했다. 언론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사를 실시간으로 노출하면, 이용자는 원하는 언론사를 골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유 이사는 "(언론사에 의해) 의미 부여된 결과를 (이용자는) 선호와 선택에 따라 보게 된다. 모바일 메인에서 선보이는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모바일 채널뉴스 설정 화면 (사진=네이버 모바일 캡처)
유 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채널뉴스와 관련한 각종 통계(10월 17일~11월 13일 많이 본 뉴스 상위 30개 기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일단 일반 이용자는 출근, 점심, 자기 전의 뉴스 소비가 가장 활발했지만 채널뉴스 이용자의 활동은 조간신문과 저녁 방송뉴스 시간대에 집중됐다.

일반 뉴스서비스는 20~30대가 주로 사용하고 그 중 10대~30대 여성의 비율이 높은 반면, 채널뉴스는 30대~40대가 주로 쓰고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보는 뉴스 종류도 달랐다. 일반 이용자는 사회(40.0%), 정치(30.0%), 생활(6.7%) 등 다양한 주제를 소비한 반면, 채널뉴스 이용자는 정치(56.7%) 부문이 압도적이었다. 사회(30.0%), 생활(3.3%), 경제(3.3%)가 그 뒤를 이었다.

일반 이용자의 1인당 페이지뷰는 2.78이었고, 채널뉴스 이용자의 평균 인당 클릭은 4.23이었다. 유 이사는 "일반 이용자의 경우 타깃이 불분명해 지표가 낮고 생산량과 시간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채널뉴스 이용자는 타깃이 명확해 지표가 높고 언론사별 차이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 이사는 "서비스 모델이 계속 진화하고 있는데 아직 완성된 건 없다고 본다. 새 트렌드에 맞게 사용자 흐름을 읽어내 채널뉴스 서비스를 잘 완성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유료화'에 대한 실험도 준비 중이다. 유 이사는 "무료였던 콘텐츠가 유료로 전환되면 (이용자가) 97% 떨어져 나간다. 100% 광고수익 기반으로 하는 게 낫지, 3%의 유료 고객을 잘 안 하려는 이유"라며 "페이월(서비스 유료화)에 대한 저항감은 크지만 잘 만든 콘텐츠에 대해 후원하라고 하면 저항감이 적다. 이달부터 실험 중인데 생각보다 지갑을 많이 열고 있다. 언론사 뉴스에 대해서도 같은 시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카카오 : 이용자의 '콘텐츠 경험 확장'에 방점

임선영 카카오 포털부문장 부사장은 이미 너무 많은 뉴스가 생산되고 있지만 정작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독자에게 뉴스가 닿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카카오의 관심사는 '연결'이라며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온 카카오의 미디어-플랫폼 연결 방식에 대해 전했다.

독자들에게 뉴스를 추천하는 방식은 꾸준히 진화해 왔다. 첫 화면을 결정하는 '추천'은 클러스터링을 통해 가장 발행 빈도가 높은 이슈에 가중치를 두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밀도와 완성도 빈틈을 채우는 '나를 위한 추천'을 두었다. 독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동해 온 것이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머무른 기사를 선별하는 열독 지수 DRI(Deep Reading Index)를 활용해 '꼼꼼히 본 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다음 모바일 캡처)
최근에는 '정성적 평가'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가 자체개발한 기술인 DRI(Deep Reading Index)는 기사 본문(텍스트+이미지+동영상 모두 포함) 과 체류시간 등을 분석한 열독 지수다. 이용자의 본문 주목도가 높았던 기사는 따로 추출돼 '꼼꼼히 본 뉴스'로 분류된다.

임 부사장은 "(독자들이) 진짜 주목하고 가치를 느낀 콘텐츠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중앙일보·JTBC의 예를 들어 "콘셉트가 뚜렷하거나 저널리스트(특성)가 드러나는 기사가 2~4배까지 높은 집중도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연령 특성보다는 행동 특성에 더 중점을 두고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 제시하며 △정량적 분석에서 정성적 분석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에게 더 확장된 경험을 주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임 부사장은 "문제에 이어 해결을, 체험에 이어서 연결을, 콘텐츠가 유도하는 액션에 대해 완결을 담고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기사를 다 썼다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로 방법론을 제시하는 리스티클(List+Article)이 성공한 것은 이용자가 가진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카카오는 고화질 사진 온라인 전시-오프라인 전시-티켓 구매까지 이어졌던 '페라리 70주년 기념 사진전'을 시작부터 완결이 담겼던 콘텐츠의 예로 들었다. 베를린 필하모닉 표가 매진됐을 때, 실황을 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한 '기사+디지털 콘서트홀' 콘텐츠를 '해결'이 담긴 콘텐츠의 예로 들었다.

임 부사장은 "꼭 돈을 내야만 볼 수 있는 유료 콘텐츠 사이트보다는 무료이지만 (다 보고 난 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돈 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낫다는 것을 스토리펀딩으로 체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발적 유료화 개념의 펀딩이 월 5억 정도 되고 있고, 이 중 90%가 약 3천 명의 창작자들에게 돌아간다"면서 '이용자 경험'을 반복 언급하며 "이용자 경험팀, 이용자 경험 설계팀, 지불동기 기획팀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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