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잇딴 사고에 "구청 소속 아니고 용역이라니까요"

사고 책임 용역업체 떠넘기며 뒷짐 지는 지자체

사진=박요진 기자
"구청 소속 직원 아니에요. 용역업체 직원이에요."

환경미화원이 업무를 하다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의 부실한 대응이 화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 남구에서 환경미화원이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다 숨진 데 이어 29일 또 다시 광주에서 환경미화원이 작업 도중 숨졌다.

광주시는 최근 환경미화원들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간담회가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막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건의사항을 듣고 환경미화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만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정의당 광주시당 나경채 대변인은 "안전문제에 대한 정책을 설계해야 하는 자리가 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없었고 건의사항을 말해보는 자리였다"며 "안전기구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자는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그냥 시늉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목숨을 잃은 환경미화원들은 모두 지자체와 계약을 맺은 용역 업체 소속이었다.

지자체들은 최저 입찰 방식으로 업체에게 용역을 주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위험한 환경에서의 작업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날 때 마다 지자체들은 안전사고의 책임을 용역업체에 떠넘기며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데 뒷짐을 지고 있다.

결국 지자체의 안전불감증이 환경미화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9일 숨진 환경미화원은 위생매립장을 하루 네 차례 쉴틈없이 오가며 작업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잇따른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지자체가 관리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확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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