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화폐 투기 광풍 일자 '강력 규제' 시그널

다음달 4일 공청회 이후 정부입법 강행…의원입법도 열어놔

(사진=자료사진)
이낙연 국무총리를 필두로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까지 나서서 가상화폐 투기 광풍에 '강력 규제' 시그널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시그널을 가상화폐 규제 법안으로 '정부 입법'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공청회에 참석해 가상화폐 거래업을 유사수신업으로 규정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유사수신 행위 등 규제법'을 정부 입법으로 발의한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가상화폐가 투기화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관계 부처가 이 문제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못 박았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29일 "가상화폐 거래를 금융업으로 포섭하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하면서, 금융위원회가 행동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주홍민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은 "고위 관계자가 이날 공청회에 참석해, 현재 가상화폐 관련 법안으로 발의된 법안과 정부의 안 등을 설명하고 최근 동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공청회를 들어본 뒤 정부의 규제안도 정부 입법 형태로 발의한다는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법안에는 유사수신 규정과 ICO(Initial Coin Offering)금지, 거래소 인가제 불가 등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담을 계획이다. 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와 같은 개념으로, 가상화폐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말한다.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위험이 늘고 있고, 투기수요 증가로 소비자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소 인가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거래소 인가제를 허용하면,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공신력을 보유한 제도권 안의 시스템이라고 보고 가상화폐를 투자상품으로 오해해 시장에 투기를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될 수도 있어서다. 현재 국회에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래소 인가제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일본이 지난 4월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전 세계의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불을 당겼다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의 가격과 규모 자체가 작았지만 일본이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트리거(Triggers·원뜻은 방아쇠, 심리학 신조어로는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심리적 자극)'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거래에서 일본 엔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시장에서 일본 엔화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9.29%로 1위다. 미국 달러화는 21.18%, 한국은 10.40%로 3위다.

주 과장은 "가상화폐의 투기 광풍에 정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정확히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의원 입법도 추진하려고 했지만 상황의 여의치 않았고, 최근 상황이 시급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29일 개당 1만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초 100달러 초반이었던 가격이 10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이처럼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에서는 가상화폐가 투기수단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연내에 개시하겠다고 밝히고, 일본이 가상화폐를 정상적인 자산의 하나로 인정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제도화가 필요한다는 의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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