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 교통사고, 특혜 의혹 제기에 이어지는 '진실공방'

1차 피해자, 견인기사, 2차 피해자…'반박의 반박'에 급변하는 여론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연예인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연예인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사고 후 "가해자가 유명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다친 피해자들을 기다리라고 했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나오자 당시 차량 견인기사가 "피해자 주장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허나 "태연이 어깨를 툭툭 치며 괜찮냐고 물었을 뿐,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또다른 피해자의 '2차 후기'까지 올라오며 의혹이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태연은 28일 저녁 강남구 학동로 가구거리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으로 신호 대기 중이던 K5 택시를 들이받았다. 1차 충돌로 인해 택시가 앞으로 밀리며 전방의 아우디 차량과 부딪혀 3중 추돌 사고로 이어졌다.

경찰 감식 결과 태연이 음주를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전방주시 태만 등 단순 교통사고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으나, 28일 저녁 피해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A 씨가 SNS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A 씨는 "정차 중인 두 차를 뒤에서 박아 중간에 있는 차 앞뒤 유리가 다 깨지고 온 몸이며 옷에 유리가 다 들어올 정도로 사고가 났다"며 "근데 가해자가 유명 여자 아이돌이라는 이유인지 가해자 먼저 태워서 가려고 피해자들더러 기다리라고 하질 않나, 안정할 수 있도록 구급차에 잠깐 앉아있으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가해자 타야 한다고 못 타게 하고. 구급대원 하나는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히히덕 대고. 뭐 이딴 경우가 있나. 유명세와 인기인이 좋은 거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피해자의 주장에 여론은 순식간에 과열됐다. 누리꾼들은 "연예인이라고 특혜를 준 게 아니냐", "아무리 연예인이 좋다지만 드러낼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지, 사람이 다친 현장에서 뭐 하는 짓이냐", "누가 보면 태연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줄 알겠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곧이어 사고 현장에 있었던 차량 견인기사가 "피해자 주장은 오해"라고 반박하고 나서며 분위기가 전환됐다. 이 견인기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구급차 도착했을 때 구급대원이 다친 분들 먼저 파악했다"며 "연예인이라 수근수근 하긴 했지만 기본대처는 다 하고, 후에 구급대원끼리 연예인이냐고 이야기한 것. 태연 씨는 구급차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매니저 차량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또 "태연 씨와 옆에서 계속 대화했었지만 떨면서 (피해)차주 분들과 동승자분들 걱정부터 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적어본다"고 덧붙였다.

강남소방서 역시 '가해자가 연예인이라 더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강남소방서 측은 "태연이 교통사고 직후 가슴통증을 호소해 응급환자로 보고 먼저 확인한 것일 뿐, 연예인이라 먼저 조치한 것이 아니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 응급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출혈 등 외상보다는 장기파열 등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우선 진료하게 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견인기사와 소방서 측의 해명이 나오며 상황이 정리되는 듯 보였으나 29일 새벽, 또다른 피해자 B씨가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어제 이슈되었던 태연 교통사고 피해자입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2차 후기'가 등장한 것.

B 씨는 "관련 글을 SNS에 쓴 동료 직원과 같이 택시를 타고 있었던 사고 당사자"라며 "가해자가 유명인이라 글을 올릴지 말지 많이 망설였으나, 가해자의 부주의로 인해 다친 건 분명 저희인데 가해자의 팬분들이 (SNS) 글을 올린 동료의 SNS 계정과 메일을 통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고 있어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B 씨는 "구급대원과 경찰분들이 도착한 후에, 아무도 저희와 택시 기사분을 신경쓰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가해자(태연)만 유독 챙겼다"며 "기사님 가슴에서 피가 나고 계셨는데 현장의 그 누구도 기사님 케어 안하시고 계신다는 점도 저희를 분노하게 했다"고 성토했다.

또 "사고 현장을 보면 아시겠지만 택시는 앞뒤로 모두 나가 반파되었던 상황. 저희가 안 죽은게 천운이라고 할 정도였다"며 "택시기사분께서 계속 소방관·경찰관분들에게 손님들만이라도 엠뷸런스에 태워달라 요청했는데, 구급대원이 '제일 뒷차 계신 분(태연) 먼저 태워야 해요. 다음 엠뷸런스 오니 그거 타시라 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소방서 측의 해명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가슴통증을 호소해 먼저 돌봤다고 하셨는데. 가해자에겐 직접 아프냐고 물어보셨으니 아픈 사실을 아셨겠죠? 저희는 사고 후 약 10-20분을 밖에 방치되어 있었으나 그 누구도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시는 분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사고 후 태연의 대처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저와 동료에게 '괜찮아요?' 라고 물어봤고, 제가 아무 말도 안 하자 제 어깨를 툭툭치고 다시 차 쪽으로 돌아갔다. 사과 대신 어깨를 쳐서 기분이 매우 상했다"고 덧붙였다.

사고와 관련해 태연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는 "개인 일정으로 이동 중이던 태연의 운전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상대 차량 운전자 및 승객분들께 죄송한 마음.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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