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액정도 반납해'…고객 휴대전화 부품 빼돌린 삼성 수리기사

반납 유도해 장물업자에 판매…본사에는 폐액정으로 바꿔치기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제공)
고객들로부터 경미하게 파손된 액정을 반납받아 장물업자에게 빼돌려 수억원을 챙긴 삼성 서비스센터 기사들 수백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휴대전화 수리기사 김모(30) 씨 등 196명과 부품을 판매한 장물업자 장모(38) 씨 등 8명을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중 부품을 빼돌려 1억 8,600만원 상당의 액정을 빼돌린 수리기사 김 씨는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14개 시·도 56개 서비스센터에서 시가 6억 6천만원 상당에 해당하는 스마트폰 액정 약 6,400개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객들로부터 반납 받은 단순파손액정을 장물업자에게 판매한 후 본사에는 미리 저렴하게 구입해둔 폐액정을 반납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로 접촉한 장물업자 장모(38) 씨 등으로부터 많게는 개당 13만원에 액정을 판매하고, 폐액정을 최대 3만원에 매입했다.

단순파손액정은 외관상 금이 가도 사용에는 지장이 없어 본사에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폐액정은 완전히 망가져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액정을 반납하면 본사가 파손 정도와 상관 없이 고객들에게 수리 비용의 절반을 할인해주는 제도를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장물업자들은 온라인 광고를 통해 수리기사들과 접촉해 단순파손액정을 구입하고 폐액정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고객들의 멀쩡한 휴대전화 액정도 반납을 유도해 불필요한 수리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물에 잠시 빠졌다가 건진 침수폰의 경우 액정에 이상이 없음에도 고객들에게는 "폐액정으로 확인됐다"며 반납을 유도했다.

경찰은 이러한 방식으로 발생한 피해가 1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액정 수리를 의뢰하는 경우 수리기사들에게 정확한 액정 상태를 확인해 오인반납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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