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지하수서 '기준치 672배' 벤젠 검출

SOFA합동위 조사 결과 뒤늦게 공개…TPH 등 오염물질도 기준치 넘어

주한미군 용산기지 지하수에서 총석유계탄화수소(TPH)와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 오염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한미 SOFA 합동위원회는 29일 우리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한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환경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앞서 환경부는 SOFA 규정에 따라 2015년 1차 조사에 이어 지난해 1월 18일부터 2월 23일까지, 지난해 8월 4일부터 25일까지 지하수 시료를 채취해 2·3차 조사를 벌였다.


이날 공개된 2·3차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군기지내 20여곳 가운데 절반인 10곳에서 기준치를 넘어서는 TPH가 검출됐다. 지하수 수질기준에 따르면 TPH는 1.5㎎/ℓ이지만, 일부 지역에선 12배가 넘는 18.8㎎/ℓ가 검출됐다.

벤젠은 11곳에서 기준치를 넘어섰다. 특히 일부 지역에선 기준치인 0.015㎎/ℓ의 672배에 이르는 1만 77㎎㎎/ℓ의 벤젠이 검출됐다.

또 신경마비물질인 톨루엔은 4곳에서, 에텔벤젠은 8곳에서, 크실렌은 9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톨루엔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기준치의 7.6배, 2급 발암물질인 에텔벤젠은 5.4배, 크실렌은 13.1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위원회는 "주한미군기지와 관련된 환경문제에 관해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녹색연합 등은 "정부가 지난 2015년 벌인 용산 미군기지 오염조사 결과를 정보공개하라"고 소송, 지난 4월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에야 뒤늦게 1차 조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지난해 1월과 8월에 실시한 2·3차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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