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시작한 '마녀의 법정'-'20세기 소년소녀'의 다른 '퇴장'

지난달 9일 시작해 이달 28일 종영한 KBS2 '마녀의 법정'과 MBC '20세기 소년소녀' (사진=아이윌미디어, MBC 제공)
지난달 9일 같은 날 첫 방송된 KBS-MBC 월화드라마의 운명이 엇갈렸다. KBS2 '마녀의 법정'은 마지막회에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MBC '20세기 소년소녀'는 조용히 퇴장했다.


시청률 집계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8일 방송된 '마녀의 법정' 마지막회 시청률은 14.3%(전국 기준)였다. '20세기 소년소녀'는 2회로 쪼개진 28일 방송분이 각각 2.8%, 4.0%(모두 전국 기준)를 보였다.

'마녀의 법정' 마지막회에서는 그간 살인과 살인교사 등의 악행을 일삼던 조갑수(전광렬 분)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내려졌다. 조갑수는 끝까지 조국을 위해 살아왔다고 항변했으나 마이듬(정려원 분)은 법이 제대로 심판을 내려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마녀의 법정'은 드라마에서 보통 악역으로 그려졌을 마이듬이라는 여성 검사 캐릭터가 등장해 주목받았다. 실력과 집념이 있지만 승진을 위해 직장 내 성추행에도 입을 다물 만큼 야망 가득한 캐릭터가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한 여성아동범죄전담부를 배경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혹은 아동 대상 범죄를 조명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기적이고 출세지향적이었던 마이듬은 여진욱(윤현민 분) 등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절친' 사이인 정려원과 한예슬이 각각 주인공을 맡은 만큼, '마녀의 법정'과 '20세기 소년소녀'는 처음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응답하라 1997' 등을 집필한 이선혜 작가와 '운명처럼 널 사랑해', '여왕의 교실'을 연출한 이동윤 PD의 합작 '20세기 소년소녀'는 1983년생 35살의 모태솔로 세 여자들이 첫사랑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랑과 우정을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한예슬표 로코'를 기대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마녀의 법정'과 '20세기 소년소녀'의 주인공을 맡은 정려원, 한예슬 (사진=각 방송 캡처)
중반 이후 시청률이 10%대로 뛰었고 방송 내내 배우들의 연기로 호평 위주였던 '마녀의 법정'과 달리 '20세기 소년소녀'는 자극적이지 않고 공감가는 내용과 배우들의 활약에도 울상이었다. 파업 중 일어난 들쭉날쭉한 편성의 피해를 입어 '일정한 시간'에 시청자들을 만날 기회조차 부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9월 4일 시작된 총파업 여파로 한때 촬영이 중단됐고, 전작 '왕은 사랑한다' 종영 후 2주의 공백이 있고 나서야 지난달 9일 첫 방송됐다. 그마저도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생중계로 이날 4회 연속 방송됐다.

방송 한 달 뒤에는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조기종영설이 흘러나왔고, MBC가 조기종영설을 일축하면서 11월 20~23일까지 월화수목 4일 간 이어지는 파격 편성을 예고해 월화드라마가 목요일에 끝나는 상황을 맞을 뻔하기도 했다.

새 월화드라마 '투깝스' 방송 바로 직전인 27~28일 오후 8시 50분에 각각 방송됐던 '20세기 소년소녀'는 결국 2~3%대의 낮은 시청률을 보이며 종영했다.

다만 MSG 없는 착한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던 '20세기 소년소녀'의 마지막은 아름다웠다. 사진진(한예슬 분)이 공지원(김지석 분)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고, 사진진 소꿉친구인 한아름(류현경 분)과 장영심(이상희 분) 역시 모태솔로를 탈출하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한편, '마녀의 법정' 후속으로는 KBS2 '저글러스:비서들'이 방송된다.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관계역전 로맨스다. 백진희, 최다니엘, 강혜정, 이원근 등이 출연한다.

'20세기 소년소녀' 후속작 '투깝스'는 이미 27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졸지에 '한 몸뚱이 속 두 영혼'과 공조 수사를 펼치게 된 똘기 충만 형사와 까칠 발칙한 여기자가 펼치는 판타지 수사 로맨스로 조정석, 혜리, 김선호, 임세미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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