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최대사거리 13,000km 추정" 美 전역 사정권

미국 물리학자 분석 "정상각도일 경우 역대 최장"…미 정부 "대북정책 기조변화 없다"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북한조선중앙TV 영상 캡처)
북한이 29일 새벽 기습적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발사각도와 고도, 비행시간을 고려할 때 최대 사거리가 1만3천 킬로미터로 추정된다는 민간 과학자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미국의 참여과학자연합(UCS) 소속 물리학자인 데이빗 라이트는 28일(현지시간) UCS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이 역대 최장의 미사일을 실험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에 북한이 쏜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1만3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라이트 박사는 미사일이 고각 발사돼 발사지점에서 960㎞ 떨어진 동해상에 낙하했고, 최대 도달고도가 4500㎞인 점, 또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54분에 달한 점 등을 감안해 이같은 추정치를 내놨다.

앞서 북한이 지난 7월에 두 차례 발사한 ICBM 화성-14형은 고각발사 비행시간이 각각 37분과 47분을 기록했다. 라이트 박사는 이번에 북한이 쏜 미사일은 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솔직히 그전에 북한이 발사한 어떤 미사일보다 높이 올라갔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사거리 1만3천킬로미터의 ICBM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비롯해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둘 수 있다.


라이트 박사는 그러나 탄두 중량이 얼마인지가 확인되지 않아, 실제로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핵탄두를 탑재한 상태에서도 미사일이 지금과 같은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75일간의 침묵을 깨고 재도발을 감행하고, 보다 강화된 능력으로 미국에 대한 핵위협을 고조시켰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의 대북정책인 ‘최대의 압박’ 기조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감세개혁안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대북 접근법이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바뀌는 것은 없다. 우리는 매우 진지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성명에서 "현재로서는 여전히 외교적 방안들이 유효하고 열려있다"며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평화적인 길을 찾고 북한의 호전적 행동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미국은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와 함께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유엔 파견국(유엔사 소속 한국전쟁 참전국)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아울러 우리나라, 일본과 함께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안보리 회의는 29일(현지시간) 소집될 예정이며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 성명 또는 언론 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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