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기술 개발에 고객 정보 반드시 요구되진 않아"…해명?

-"데이터 컨트롤 고객에게 있고, 관여 수준 통보한다"
-플랫폼 독점 우려에 "누구나 AI 누리는 삶 실현"

"구글은 사용자에게 데이터(수집)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실제 구글이 개발하는 것에 많은 고객 데이터가 요구되지 않습니다"

28일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태평양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리서치팀의 제프 딘 시니어 펠로우는 "개인정보 같은 민감한 이슈가 구글 기술 개발에 있어 저해가 되진 않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질문의 취지는 "구글이 계속 진화하는 머신러닝을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빅데이터가 수집돼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개인정보도 수집될 수밖에 없고, 이는 민감한 이슈로 번지면서 구글의 발목을 잡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 이는 늘 구글에 따라다니는 꼬리표나 마찬가지다.

최근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위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사실이 드러나 국제 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구글은 위치 정보 수집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메시지 서비스 기능 개선을 위한 테스트"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글이 무단으로 수집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사용자 맞춤 광고를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 불법 수집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아니었지만, 구글 연구팀의 총괄 책임자가 대답하면서 개인정보 이슈를 언급해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그는 논란을 일축했다. 제프 딘은 "구글은 전통적으로 항상 사용자에게 본인 데이터에 대한 컨트롤(동의)을 드렸다"면서 "또 (구글)제품이나 서비스를 썼을 때 사용자 데이터에 구글이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도 알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해결하고자 하는 많은 문제가 고객 데이터를 요구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이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은(머신러닝 등)은 알고리즘과 컴퓨터시스템의 개발과 발전 등으로 가능했던 것이지 대량의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컨트롤은 고객에게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글은 AI 시대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윤리적 문제, 이른바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롤리 딜레마'는 사람들에게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롤리 상황을 제시하고 다수를 구하기 위해 소수를 희생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하는 문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롤리 기차가 이대로 달린다면 5명은 반드시 죽고, 방향을 틀면 1명의 인부가 숨지는데 선택의 기준을 무엇으로 두겠냐는 질문이다.

이는 AI 시대 대표적인 윤리 문제로 꼽힌다. 자율주행차 등에 탑재될 AI 알고리즘이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 판단 기준을 무엇을 할지 전 세계는 현재 고민에 빠졌다.

이에 제프 딘은 "(트롤리 딜레마)는 잘못된 문제"라면서 "AI를 코딩하면서 왼쪽 2명이 있고 오른쪽 3명이 있으면 오른쪽을 살린다고 코딩을 하지 않는다"며 "자율주행차는 운전을 할 때 사고를 막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장점이 많다"며 "AI는 사람처럼 운전 도중 문자도 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보다 궁극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구글은 "AI 혜택을 모든 사람이 누리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프 딘 시니어 펠로우는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미션을 가졌다"며 "비즈니스와 개발자의 혁신을 도우며 인류가 직면한 큰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내년부터 구글 소속 개발자들이 내부 연수용으로 쓰던 머신러닝 집중 교육 강좌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인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5년 전만 해도 머신러닝 분야 훈련을 받은 구글 임직원은 1000명 미만이었지만 내부 연수를 통해 지금은 1만 8000명이 넘는다. 기술직과 비 기술직을 통틀어 전체 구글 임직원 수는 7만 4000명이다.

구글의 이같은 머신러닝 공개강좌 전략은 자사의 AI 기술의 활용을 대중화하는 한편, 구글의 AI 플랫폼 격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널리 퍼뜨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현재 구글 텐서플로에 맞설만한 마땅한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 "구글에의 기술 종속이 심화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왔다. 소규모 개발자나 스타트업은 반기겠지만 자체 플랫폼이 없는 대기업엔 또 다른 도전 과제가 된다는 것.

이에 제프 딘은 "텐서플로는 지속해서 진화하고, (사용자) 요청이 있을 때마다 추가되면서 오픈소스로써 누구든지 가져가 원하는 대로 만들고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도 텐서플로를 쓰면서 서로에게(구글에도)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는 아주 건전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고 계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자나 사용자에게 보다 유용한 도구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면서 "사람들이 자기가 달성하고자 하는 기술이나 시스템에 보탬이 되고 싶다. 궁극적인 건 사람들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AI가 인간의 많은 직업을 대체하지 않겠냐는 걱정도 나왔다. 이에 제프 딘은 "자동화는 지난 200년간 진행된 일이고 예전엔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게 지금은 가능해졌을 뿐"이라면서 "모든 기술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AI 발전은 예전엔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 "이라면서 "소셜 미디어 컨설턴트가 생긴 것처럼 앞으로는 예전엔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머신러닝을 통해서 작업이 단순화된다면 사람은 이를 통해 더 많은 새로운 일을 할 것"이라면서도 "구글 역시 일자리 문제에 책임감을 가질 것이고 각국 정부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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