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모텔 1박에 30만원…'이 정도면 적정가격?'

강원도, 숙박요금 안정화 '강경책'…효과는 '미지수'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70여 일 앞두고 개최도시 일부 숙박업소들의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면서 올림픽 흥행에도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참다못한 강원도가 숙박요금 안정화에 날을 세웠지만, 올림픽 특수를 누리려는 '한탕주의' 업주들을 상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와 도농어촌민박 강릉시지부는 지난 17일 강릉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계올림픽 손님 환대를 위한 숙박업소 자정 캠페인'을 실시했다.
28일 빙상경기 개최도시인 강릉지역 모텔들을 대상으로 동계올림픽 기간인 내년 2월 객실 예약을 직접 문의했다.

대부분의 업주들은 먼저 숙박인원과 기간을 물어본 뒤 개인 예약이이라고 답하자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2인 1실 기준 25~30만 원 안팎의 숙박요금을 제시했다.

올림픽 빙상경기장과 인접해 있고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경포지역의 모텔들은 더 비쌌다. 숙박요금은 30만 원 이상으로 휴가철 성수기 가격인 15만 원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높았다.


강릉 교통택지 A모텔 관계자는 "우리가 받고 있는 30만 원 가량은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곳은 더 비싼 곳도 많다"고 귀띔했다.

높은 가격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단 기간 머무르는 개인·소규모 관광객들의 경우 더욱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단체 장기예약을 선호하는 업주들이 단 기간 체류하는 개인이나 소규모 관광객들에게 방을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50일 기준으로 정해 놓고 있는 업소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경포의 B호텔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받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기 단체 예약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들은 예약 문의에 "아직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12월쯤 적정 가격이 정해지면 예약을 받겠다"며 예약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숙박업소들의 배짱영업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올림픽 개최도시 이미지 실추와 함께 올림픽 흥행까지 우려되자 참다못한 강원도가 직접 나섰다.

강원도는 올림픽 통합안내 콜센터 1330을 통해 바가지요금이 신고된 업소는 시설 개선 등 지원 사업에서 모두 배제하고 세무 조사를 의뢰하기로 하는 등 강경책을 제시했다.

강릉시 공실정보 안내시스템.
강릉시도 바가지요금 등으로 인한 관광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강릉의 관광문화 이미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다음달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해당 TF팀은 강릉시 공실정보 안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과도한 요금을 요구하는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축법, 주차장법, 공중위생법, 소방시설 등 불법사항에 대한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올림픽 특수를 누리려는 업주들의 '한탕주의'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이 같은 강경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릉 C모텔 관계자는 "조만간 지자체 등과 협의해 적정한 가격대 형성이 유도되겠지만 업주들이 과연 얼마만큼 협조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바가지요금 등으로 강릉의 이미지까지 타격을 받으며 그동안 노력해 온 것들이 수포로 돌아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며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와 함께 올림픽 이후 다시 찾고 싶은 강릉이 될 수 있도록 관광이미지 개선 노력에 숙박업계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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