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못한 강원도가 숙박요금 안정화에 날을 세웠지만, 올림픽 특수를 누리려는 '한탕주의' 업주들을 상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의 업주들은 먼저 숙박인원과 기간을 물어본 뒤 개인 예약이이라고 답하자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2인 1실 기준 25~30만 원 안팎의 숙박요금을 제시했다.
올림픽 빙상경기장과 인접해 있고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경포지역의 모텔들은 더 비쌌다. 숙박요금은 30만 원 이상으로 휴가철 성수기 가격인 15만 원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높았다.
강릉 교통택지 A모텔 관계자는 "우리가 받고 있는 30만 원 가량은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곳은 더 비싼 곳도 많다"고 귀띔했다.
높은 가격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단 기간 머무르는 개인·소규모 관광객들의 경우 더욱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단체 장기예약을 선호하는 업주들이 단 기간 체류하는 개인이나 소규모 관광객들에게 방을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50일 기준으로 정해 놓고 있는 업소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경포의 B호텔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받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기 단체 예약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들은 예약 문의에 "아직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12월쯤 적정 가격이 정해지면 예약을 받겠다"며 예약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숙박업소들의 배짱영업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올림픽 개최도시 이미지 실추와 함께 올림픽 흥행까지 우려되자 참다못한 강원도가 직접 나섰다.
강원도는 올림픽 통합안내 콜센터 1330을 통해 바가지요금이 신고된 업소는 시설 개선 등 지원 사업에서 모두 배제하고 세무 조사를 의뢰하기로 하는 등 강경책을 제시했다.
해당 TF팀은 강릉시 공실정보 안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과도한 요금을 요구하는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축법, 주차장법, 공중위생법, 소방시설 등 불법사항에 대한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올림픽 특수를 누리려는 업주들의 '한탕주의'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이 같은 강경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릉 C모텔 관계자는 "조만간 지자체 등과 협의해 적정한 가격대 형성이 유도되겠지만 업주들이 과연 얼마만큼 협조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바가지요금 등으로 강릉의 이미지까지 타격을 받으며 그동안 노력해 온 것들이 수포로 돌아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며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와 함께 올림픽 이후 다시 찾고 싶은 강릉이 될 수 있도록 관광이미지 개선 노력에 숙박업계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