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이오덕’ 이름이 주는 묵직한 감동과 여운

[노컷 리뷰] 연극 '오래된 편지'

연극 '오래된 편지' 중.
“친구가 어떤 것인가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이 나라의 모든 어른과 아이들에게 교과서처럼 읽혀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오덕)

“바람처럼 오셨다가 제(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셨습니다.” (권정생)


죽을힘을 다해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썼던 권정생, 아이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권정생을 세상에 알린 이오덕.

연극 ‘오래된 편지’는 아동문학가 이오덕과 권정생이 30년간(1973년 1월~2002년 11월)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극을 풀어나간다.

이 편지 모음은 양철북 출판사에서 2015년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오로지 아이들밖에 몰랐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 특히 성인 관객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전한다.

욕심 없이 산 두 선생의 이야기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따뜻하다.

연극 '오래된 편지' 중.
스마트폰이 기본 필수품인 시대에 편지만으로 안부를 묻는 두 선생의 이야기는 ‘빠름’이 미덕인 세상에 ‘느림’의 감성을 일깨우고,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또한 두 사람의 삶 그 자체가 굴곡진 현대사를 의미하는 만큼, 지금 우리는 올바르게 미래로 왔는지, 올바른 미래로 나아가려 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권정생과 이오덕 역을 각각 맡은 배우 최우성과 김정석은 실제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텐데 그 부담감을 잘 이겨냈다.

특히 두 선생을 아는 인물이 많고, 그들이 공연을 보러 올 거라는 부담이 있었을 텐데, 자기들이 분석하고 느낀 바를 최대한 연기에 담아냈다.

실제 아역 배우들이 출연하는 점이 연극의 몰입과 흐름을 깨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만을 생각했던 권정생-이오덕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오히려 흐뭇하게 보이는 지점들이 많다.

공연은 12월 3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문의 : 070-7705-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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