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 父, 한국 母.. 17살 한국 소년
- 어릴 적 놀림에 "넌 특별하다"던 부모님
- "꿈이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현민 (모델)
◇ 김현정> 축하합니다.
◆ 한현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타임지가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이게 그러니까 한국에서 30명을 뽑았어도 대단한 건데 전세계에서 30명 뽑는데 뽑힌 거예요?
◆ 한현민> 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일단 소감이 어때요?
◆ 한현민> 일단은 실감이 안 나고요. 타임지에서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뭐 지금 기사가 난 지 3주에서 한 달가량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그냥 늘 하루하루가 신기합니다.
◇ 김현정> 요즘도 자고 일어나면 볼 꼬집어봐요? 이게 맞나 꿈인가 생시인가? (웃음)
◆ 한현민> 당연하죠. 꿈이었으면 영원하면 좋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안 깼으면 좋겠어요? 대단해요. 한현민 군. 데뷔가 불과 작년이라면서요?
◆ 한현민> 네. 저는 작년 3월달에 서울패션위크 한상혁 선생님 쇼에서 데뷔를 했어요.
◇ 김현정> 그렇죠. 그도 그럴 것이 여러분, 지금 한현민 군이 몇 년생인 거죠?
◆ 한현민> 저 2001년생.
◇ 김현정> 2001년생입니다. 2001년도에 태어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작년이 첫 무대. 그래요, 그 첫 무대 기억하세요? 런웨이에 딱 섰을 때 그 기분.
◆ 한현민> 당연히 기억하죠. 여태까지 서본 쇼 중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에요. 제가 그 쇼의 오프닝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쇼에서 오프닝은 가장 쇼의 메인이라는 뜻이고 가장 중요한 역할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오프닝.
◆ 한현민> 처음 쇼에 서는 건데 오프닝으로 나간다는 건 되게 중요한 건데 너무 떨고 있었는데.
◇ 김현정> 얼마나 떨렸겠어요.
◆ 한현민> 그때 겨울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추웠어요. 실내에서 이제 겨울옷을 입고 쇼를 하는데 보통 더워야 되잖아요.
◇ 김현정> 더워야 되죠. (웃음)
◆ 한현민> 그런데 춥더라고요. 덜덜덜덜 떨고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런데 한현민 군, 17살밖에 안 됐는데 말을 참 잘하네요. (웃음) 우리 청취자들이 라디오 들으시면서 아까 전에 한현민 군이라고 하니까 포털에서 막 찾아보신 거예요, 사진을. 그런데 외모는 흑인의 외모잖아요. 그런데 말을 너무나 재미있게 잘하니까 진짜 한국인 맞습니까, 이런 문자가 들어와요.
◆ 한현민> 당연히 진짜죠.
◇ 김현정> 진짜 한국인이죠?
◆ 한현민> 네.
◇ 김현정> 고향이 어디입니까?
◆ 한현민> 저는 고향이 이태원입니다.
◇ 김현정> 이태원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웃음)
◆ 한현민> 순댓국입니다.
◇ 김현정> 순댓국이고. 그러니까 아버님이 나이지리아분이시고요?
◆ 한현민> 네. 아버님이 나이지리아분이고 어머님이 한국 사람이에요.
◇ 김현정> 어머니가 한국 사람. 그러니까 외모는 아버지 쪽인 거예요, 외모가.
◆ 한현민> 그렇죠. 아버지 쪽이 많이 닮았죠.
◇ 김현정> 아버지가, 외모는 아버지 쪽이지만 지금 보니까 그냥 그 속은 다 한국 쪽인데요?
◆ 한현민> 그렇죠. 말하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다 그거는 한국의 피를 좀 받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17살인데 순댓국 좋아한다는 것 보니까 말 다했어요. 그러니까요. 한현민 군. 사실은 아직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정, 혼혈에 대한 편견이 아직은 좀 남아 있어요. 전보다는 훨씬 좋아졌지만. 그런데 패션쇼 무대에서 이렇게 인정받기까지... 글쎄요. 조금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습니까?
◆ 한현민>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죠. 많이 속임도 당했었고 그리고 제가 피부색이 다르다 보니까 어릴 때 놀림도 있었고요.
◇ 김현정> 어렸을 적에는.
◆ 한현민> 그리고 ‘쟤는 까매서 안 돼.’ 이렇게. ‘쟤는 달라서 한국에서 안 먹힐 거야.’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혼혈 중에서도 백인 혼혈이 아니고 흑인 혼혈에 대한 편견이 조금 더 심하죠?
◆ 한현민> 그렇죠. 많이 심하죠. 일단은 백인 혼혈이라 하면 대개 다 ‘우와’ 이러는데 흑인 혼혈이면 ‘너 되게 많이 힘들겠다.’ 이렇게 이제 얘기를 해요.
◇ 김현정> 일단 보는 사람들이?
◆ 한현민> 네. 이유없이 놀리고 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 김현정> 어린시절 얘기죠, 이게 다.
◆ 한현민> 다 어린시절 얘기죠.
◇ 김현정> 그런데도 보니까 아주 반듯하고 밝게 자랐어요. 아마 부모님들 영향일 것 같은데 뭐라고 북돋아주셨어요, 집에서?
◆ 한현민> 그냥 제가 힘들 때마다 너는 특별하다고,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 김현정> 너는 특별하다? 그 말 참 멋있네요. 너는 특별한 거다. 잘 될 거야. 그리고는 정말로 잘됐네요?
◆ 한현민> 네. 그 말이 되게 힘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전 세계에 유명한 10대 30인 안에 들었는데 그러면 지금은 좀 수월합니까, 모델계 무대에 서기가?
◆ 한현민> 지금은 그래도 처음 데뷔했을 때보다는 이런 패션계도 인식이 조금 바뀌는 것 같아요. 그래서 뿌듯하고 뭔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패션을 떠나서 저로 인해서 이런 한국 사회가 이런 차별이나 편견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인지 모델 일뿐만 아니라 다문화 인식 개선 홍보대사활동도 하고 계시더라고요, 한현민 군.
◆ 한현민> 네. 제가 이 나이에 홍보대사를 할 줄은 절대 꿈에도 몰랐고요. 좋은 홍보대사를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입니다.
◇ 김현정> 영광이에요, 그래요. 그러면 지금은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거예요? 아니면 해외 무대도 섭니까?
◆ 한현민> 지금은 국내에서 주로 많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해외에서도 활동을 하고 싶어요.
◇ 김현정> 그래요. 꿈이 있다면? 지금 열일곱밖에 안 됐으니까 꿈은 크게 가질 나이인데요.
◆ 한현민> 저는 다른 건 다 괜찮고요. 일단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와, 열일곱 살의 꿈이 모든 사람, 인류의 행복이에요?
◆ 한현민> 네. 그냥 누구는 슬프고 누구는 행복하면 안 되잖아요. 그냥 같이 행복할 수도 있는데 그런 건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우리 한현민 군이 보니까 굉장히 깊네요. 속이 깊어요.
◆ 한현민> 아닙니다.
◇ 김현정> 한현민 군, 지금은 한국 무대지만 더 지경을 넓혀서 해외 무대에서도 종횡무진하는 큰 모델이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한현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현민 군. 다음에 얼굴 한번 봐요.
◆ 한현민> 네, 너무 좋아요.
◇ 김현정> 인터뷰 내내 17살, 17살 같지 않은 속 깊음이 느껴져서 제가 더 기대가 되네요. 파이팅하십시오.
◆ 한현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타임지가 뽑은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 가운데 1명이 됐습니다. 모델 한현민 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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