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응원에도…' 韓 남자농구, 중국전 패인은?

남자농구 대표팀,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홈경기서 중국에 패배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6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홈경기에서 중국에 분패했다 (사진 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올해부터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경기에서 뉴질랜드를 86-80으로 꺾은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모처럼 한국에서 열린 농구 A매치를 앞두고 한껏 치솟았다.

상대는 아시아의 오랜 라이벌 중국. 이란의 정상급 센터 하메드 하다디가 등장하기 전까지 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던 중국은 최근 그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농구월드컵 개최국으로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라 이번 대회에는 유망주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뉴질랜드 원정에서 승리한 상승세, 중국과 해볼만하다는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을 찾는 국내 농구 팬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1,2층은 매진됐고 3층에도 현장 판매분을 구입한 많은 팬들이 자리했다.

하지만 만리장성은 여전히 높았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전반까지 40-44로 잘 싸웠다. 무엇보다 중국의 높이에 밀리지 않았다. 국제농구연맹(FIBA) 홈페이지에 소개된 중국 대표팀의 평균 신장은 196cm. 한국은 194cm. 최근 아시아 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평균 신장 차이가 이처럼 근소했던 적은 없었다.


213cm의 장신 센터 왕저린이 경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린 게 중국에게는 뼈아팠다.

한국은 홈코트의 이점을 누렸다. 농구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오세근과 이종현, 김종규 등 한국 빅맨들은 중국의 높이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림을 공략했다. 이정현의 외곽포도 불을 뿜었다.

한국의 외곽을 경계하겠다는 중국의 리난 감독은 외곽 압박 강도를 높였다. 특히 뉴질랜드전에서 3점슛 6개를 넣은 전준범이 공을 잡을 때마다 강하게 압박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한국의 공세는 대단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21세 유망주 가드 순밍후웨이가 화려한 돌파력을 바탕으로 전반에만 19점을 몰아넣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출전 경력을 자랑하는 딩안유향도 벤치 멤버로 나와 내외곽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문제는 후반이었다.

한국은 2쿼터 막판 2분여부터 3쿼터 첫 3분까지 약 5분동안 중국에서 연속 13점을 얻어맞았다. 스코어가 40-52로 벌어졌다. 이후 왕저린이 연거푸 골밑 풋백 득점을 성공시켜 한국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딩안유향의 외곽 지원도 매서웠다.

한국으로서는 전반 막판 안타까운 장면이 있었다. 허훈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김종규가 골밑슛을 던지기 위해 힘차게 도약했다가 상대 수비수를 타고 잘못 넘어져 큰 충격을 받았다.

김종규는 벤치에 들어가 몸 상태를 점검했다. 왼쪽 무릎을 폈다 굽혔다를 반복했다. 괜챦냐는 허재 감독의 물음에 손가락으로 알파벳 엑스(X)를 그리며 출전이 안될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종규는 후반에 뛰지 못했다.

중국은 여전히 높았다. 과거에는 센터뿐만 아니라 슈팅가드부터 포워드까지 다 컸다. 2-3-4번 포지션의 높이는 예전보다 낮았다 하지만 골밑 높이의 위압감은 여전했다. 게다가 강한 외곽 압박으로 슈터들을 적극 봉쇄했다.

한국은 3쿼터 한때 17점차로 밀리며 고전했다. 이후 전준범과 최준용이 분전했지만 두자릿수로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중국은 포워드와 가드진의 득점이 많았다. 딩안유향과 순밍후웨이가 51점을 합작했다.

결국 한국은 중국에게 81-92로 패해 예선 1라운드 A조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중국의 높이에 고전한 한국이 외곽 위주의 공격을 펼친 반면 한국은 중국의 내외곽 공략에 고전했다. 중국의 2점 성공률은 60%에 육박했다. 페인트존 득점이 무려 44점으로 한국의 34점보다 많았다. 3점슛 성공률은 중국이 47%를 기록해 오히려 36%의 한국보다 높았다. 내외곽에서 모두 밀린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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