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토론회…사회적 대화에 '4人4色'

민주노총은 2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제9기 위원장 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진행했다.

김명환(기호 1번), 이호동(2번), 윤해모(3번), 조상수(4번) 후보 모두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새 정부와의 노정 대화 회복 여부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민주노총은 국민의 정부 시절 외환위기 극복에 협조하기 위해 노사정위에 참여했지만, 파견제 및 정리해고제 도입에 반발하며 노사정위에 불참해왔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에는 간헐적으로 대정부 교섭을 벌였지만, 보수정권이 집권한 이후에는 공식 노정대화가 완전히 단절됐다.

1기 직선제로 당선된 현 한상균 위원장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 탄압에 맞서 '즉각 총파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새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노동시간 단축·최저시급 인상 등 굵직한 노동정책을 대거 추진하면서 사회적 대화 복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네 후보 모두 문재인 정부와 사회적 대화에 나서겠다면서도 그 방법론인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놓고는 입장이 엇갈렸다.


공공부문에서 배출된 다른 세 후보와 달리 유일하게 금속노조 소속인 윤해모 후보는 "노사정위에 복귀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기존 노사정위 참여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은 윤 후보는 대선이 시작되기도 전인 올해 2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식 지지한 사회연대노동포럼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더구나 당시 포럼 상임대표가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인만큼 윤 후보는 노사정위 복귀를 통해 '실리'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3명의 후보는 노사정위 복귀에 신중론을 펼치면서도 각자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인 2013년 말 KTX 민영화에 반대하며 철도 파업을 지휘했던 김 후보는 노사정위 복귀 대신 '신(新) 8자회의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 9월 한국노총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8자 회의'를 제안한 데 더해 노사정위원장이 아닌 국회 대표자를 포함시켜 새로운 노사정 대화틀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후보 가운데 유일한 현직 산별노조(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인 조상수 후보는 "기존 사회적 대화 기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즉각적인 사회적 대화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다만 새로운 사회적 기구를 구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 여론을 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사회적 대화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 및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시급한 사안만 따로 추려내 노사정대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배출한 '노동전선' 소속으로 민주노총 내 좌파 계열 단일 후보인 이호동 후보는 "문재인 정부는 촛불 항쟁을 통해 태어난 정부답지 않게 노동 관련 프로그램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즉각적인 노정 교섭을 통해 당면한 노동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노정 간의 신뢰를 회복해야만 노사정 대화 복귀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우선 정부와 즉각 교섭할 것이며 이를 통해 노사 교섭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