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대북 확성기로 최전방 북한군에 'JSA 귀순' 소식 전파

귀순자 상태 등 후속상황 계속 전해…북한군에 영향 줄 듯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에서 운용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군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사건 소식을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군 당국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이 송출하는 FM 라디오 '자유의 소리'는 지난 13일 JSA에서 발생한 북한군 귀순사건 직후부터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 귀순사건 경위부터 아주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귀순자 상태에 이르기까지 이번 사건 소식을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유엔군사령부의 JSA CC(폐쇄회로)TV 영상 공개 이후에는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총을 쏘고 일부는 MDL을 넘은 사실을 거론하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날도 "얼마 전 판문점을 통해 탈북한 북한 군인의 영양 상태가 알려졌다"며 영양실조를 앓는 북한군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군이 추격조의 총격을 무릅쓰고 극적으로 탈출한 소식은 최전방 지역에 주둔하는 북한군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작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최전방 10여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제히 재개했다. 전방 10∼20㎞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고출력 음향을 송출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에 대한 심리전 차원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지난 6월 중부전선 MDL을 넘어온 북한군 귀순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은 게 귀순 결심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를 치료 중인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는 귀순자가 한국 걸그룹 음악을 좋아한다고 밝혀 한국 문화에 익숙함을 시사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북한에 최전방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을 제의했고 대북 확성기 방송도 거론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북한은 회담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군 당국은 귀순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국가정보원과 함께 귀순자에 대한 본격적인 합동신문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자는 최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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