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바흐 IOC 위원장이 25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유럽 올림픽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흐 위원장은 어느 쪽이 됐든 러시아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려는 외부 압력에 경고한 뒤 "일부는 압력을 가하려고 애쓰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다음 달 5일부터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도핑 문제로 자칫 국가 전체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생긴 러시아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가 못 나가게 된다면 올림픽 방송 중계도 하지 않겠다"고 맞섰고, 최근에는 세계 2위 아이스하키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를 볼모로 내세웠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이달 초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IOC가 기존의 스포츠계 질서를 해체하고 있다"며 "KHL도 (이미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확정한) NHL을 따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가 KHL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허용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바흐 IOC 위원장은 반도핑기구의 비판 속에서도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 결정을 종목별 가맹경기단체에 넘겼다.
이에 따라 리우 올림픽에서는 육상과 역도 등을 제외한 다른 종목의 러시아 선수 참가는 허용됐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에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리우 올림픽 때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등 종목 경기 단체가 해당 선수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던 데 반해 이번에는 IOC가 직접 관련 선수 징계를 하고 있다.
IOC는 혈액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 10명에게 철퇴를 내렸다.
지금까지 크로스컨트리 6명, 스켈레톤 4명이 소치 메달과 평창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추가 징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리우 때와 지금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전제한 바흐 위원장은 "지금 이것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발생한 일과 관련한 것이다. 올림픽 윤리와 관련한 문제"라며 "우리가 공정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이 점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