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 꿈, 쉽지 않지만 노력해야죠"
- 9년 흘러.. 조두순 얼굴도 가물가물
- 포악성 심각, 얼굴이라도 공개해야
- 수능 끝나고 하고싶은 일? "온천여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나영이 아버지
◆ 나영이 아버지>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 너무 많으셨어요.
◆ 나영이 아버지> 제가 뭐… 수고할 것 있나요. 아이가 참 힘든 학창시절이었어요. 그래도 의젓하게 무사히 잘 치르고 친구들하고 이렇게 재미있게 놀다 와서는. 보편적으로 쉬웠다고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나영이. 쉬웠다고 그래요, 시험? 잘 본 거네요, 그러면?
◆ 나영이 아버지> 오히려 안심시키려고 그러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래요.
◇ 김현정> 저는 진짜로 잘 봐서 잘 본 거라고 하면 좋겠는데요?
◆ 나영이 아버지> 짐작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기죽지 않고 무사히 치르고 왔다는 데 또 안도감이 들고 그렇습니다.
◆ 나영이 아버지> 그 꿈은 본인 스스로도 약속한 만큼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게 녹록지 않다는 걸 본인도 깨닫고. 너무 힘든, 이 아이한테는 전쟁이다시피 하죠.
◇ 김현정> 전쟁이다 싶을 정도였어요, 공부하는 상황이?
◆ 나영이 아버지> 표현을 이렇게 하면 아마 이해가 되실 거예요. 설사병 걸린 사람. 그래서 생활하는 데 굉장히 힘들고 아마 어제 수능 보면서도 화장실을 가야 되는데 아마 못 가고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 김현정> 계속해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되는 상황이니까 공부할 때 집중하는 게 중요한데 자꾸 집중이 깨지고 남들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버텨냈네요, 이 수험 생활을.
◆ 나영이 아버지> 아이가 그렇게 힘들면서도 학교를 어떤 때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쉰다고 할 법도 한데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어요.
◇ 김현정> 몸 상태가 그런데 한 번도 결석이 없어요?
◆ 나영이 아버지> 네.
◇ 김현정> 의지력이 대단하네요, 나영이.
◆ 나영이 아버지> 그래서 정말 저도 그런 생각은 들어요.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진짜 의대를 보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은 하는데.
◇ 김현정>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나영이가 의대 가서 여러 아픔을 겪는 사람들 마음을 헤아리면서 보듬어주는 이런 치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꼭.
◆ 나영이 아버지> 하여튼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나저나 대학 진학보다도 사실은 아버님이 더 간절하게 바라시는 것은 가해자 조두순의 조기 출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 그거죠, 아버님?
◆ 나영이 아버지> 저도 그걸 그때 당시 (이귀남) 법무부 장관께서 그 말씀을 하셨어요. 저는 그걸 믿고 있었어요, 지금까지.
◇ 김현정> 법무부 장관이 조기 출소를 반드시 막겠다라는 약속을 했다는 거죠?
◆ 나영이 아버지> 네. 그게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참... 가슴이 정말 찢어집니다.
◇ 김현정> 사실 국민들조차도 지금 혹시라도 조두순이 출소해서 우리 동네, 우리 옆집으로 이사오면 어떡하냐. 이런 불안감을 호소하세요. 그런데 나영이 아버님이 느끼는 공포라는 건 어느 정도일까 이게 사실 상상이 잘 안 될 정도입니다.
◆ 나영이 아버지> 저 역시도 재판 때만 봤지 이 사람이 출소됐을 적에는 옆에 와서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할지라도 저도 몰라볼 정도로 변할 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그러면 그런 범죄자는 사실은 공개를 해 줘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얼굴 공개를 좀 해 달라. 그러니까 지금 국민들만 얼굴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아버님도, 나영이도 조두순 얼굴을 정확히 모르시는 거군요?
◆ 나영이 아버지> 벌써 9년 아닙니까. 머리를 짧게 깎는다든가 염색을 한다든가 하면 어떻게 알겠습니까, 모르지.
◇ 김현정> 얼굴도 모르는데 이 사람이 어디서 무슨 해코지를 할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는 말씀이세요.
◆ 나영이 아버지> 이 사람의 포악성이라는 것은, 정말 그 사람을 직접 들어보고 범죄사실을 보지 않으면 몰라요. 정말 포악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저희 아이 응급실에서 봤을 때 그 얼굴은 정말.. 제 입으로 다 표현을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어놨었어요.
◇ 김현정> 나영이를.
◆ 나영이 아버지> 그 어린아이를. 그 큰 주먹으로 그 어린아이를 팼는지. 이렇게 표현하면 좀 뭐하겠지만 눈의 충혈이, 눈인지 딸기인지 모를 정도였었어요.
◆ 나영이 아버지> 네, 맞아서 그 눈동자가 혈관이 터졌다고 그러죠.
◇ 김현정> 그때 나영이가 지금 8살이었던 나이잖아요.
◆ 나영이 아버지> 그렇죠.
◇ 김현정> 성폭행 사실은, 그 끔찍성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마는 얼굴도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맞은 건 잘 몰랐거든요.
◆ 나영이 아버지> 저도 제 딸인지를 모를 정도로 그렇게 아이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놨었고요. 그렇게 잔인한 범죄자를 방치한다면 이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에요.
◇ 김현정> 아버님, 그런데 지금 법이 말입니다. 이미 판결이 내려진 사안에 대해서 다시 재판할 수가 없대요.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이 전자발찌 채우는 것 그리고 사후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 뭐 그 정도랍니다. 그 얘기는 들으셨죠?
◆ 나영이 아버지> 네, 들었습니다.
◇ 김현정>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지금 해야 되는 건데 이게 어떤 방법들이 가능할까요?
◆ 나영이 아버지> 전문가분들도 어떤 대책을 못 내놓고 있는데 저라고 특별한 방법이 있겠습니다마는 찾아보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중처벌이란 얘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불안감을 정부에서는 이번 기회에는 정말 좀 내놓는, 그런 정부가 됐으면 하고 바랍니다.
◇ 김현정> 사실 애초에 이런 사태가 오게 된 게 검사의 구형량이 너무 낮았던 데다가 재판부도 조두순이 음주 때문에 심신이 미약해졌다고 주장하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감경을 하면서 이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형이 나온 건데요. 그러다 보니까 아버님께서 더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주문을 하고 계신 겁니다. 가명입니다. 나영이의 아버지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나영이 대학 가면 뭐 하고 싶다고 아버지한테 그러나요?
◆ 나영이 아버지> 그전에는 목욕을 가고 싶다고 해서 온천으로도 데리고 다니고 그랬어요.
◇ 김현정> 목욕? 왜 목욕을 골랐을까요?
◆ 나영이 아버지> 아마 모든 걸 좀 씻어내고 싶었던 그런 마음이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때 당시만 해도 배변 주머니를 차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목욕탕은 못 가고 그랬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제 대학생이 되면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회에 첫발을 딛는 학생이니까 열심히 공부하면서 또 좋은 일도 많이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러면 이제 대학 시험 치뤄놓고 이것저것 절차 마치고 나서 아버님, 나영이 데리고 온천여행 한 번 가셔야겠네요, 제일 먼저.
◆ 나영이 아버지>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홀가분하게. 나영이 오늘은 좀 푹 자겠죠?
◆ 나영이 아버지> 아마 좀 자고 나면 친구들하고 자유롭게 놀지를 못했잖아요. 친구들을 그렇게 좋아해요.
◇ 김현정> 나영이한테 한마디 해 주시겠어요, 못다 한 말? 얼굴 보고도 못하는 말.
◆ 나영이 아버지> 정말 지금까지도 잘 이겨내고 공부하느라고 고생 많이 했는데 앞으로 두 팔 쫙 벌리고 용기 있게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꼭 소원 이루라고 빌고 있고 그렇게 말을 해 주겠습니다.
◇ 김현정> 저도 함께 빌겠습니다, 아버님. 꼭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 나영이 아버지>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생 많이 하셨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나영이 아버지>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죠. 가명입니다. 나영이의 아버지 만나봤습니다. 보호 차원에서 저희가 음성변조를 했다는 점 여러분들께 말씀드리죠. 나영이 아버지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