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 사각지대에서 안전장치 없이 근무, 4분간 방치돼
- 특성화고 현장실습 관리하는 ‘취업지원관’, 제주도 0명
- 제주지역 현장실습생 전수조사 즉각 실시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23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주노총 제주본부 김경희 국장 (‘현장 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총괄)
◇ 정관용> 제주에서 산업체 현장 실습 도중 사고를 당했던 고등학생 결국 지난 19일 숨을 거뒀습니다. 어제 이 사건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서 ‘현장 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어요. 여기 총괄 책임 맡고 있는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김경희 국장을 연결합니다. 김 국장님, 안녕하세요.
◆ 김경희> 안녕하세요.
◇ 정관용> 고 이민호 군인데. 살아 있었다면 오늘이 또 생일이라면서요?
◆ 김경희> 그렇습니다. 오늘 11월 23일이 이민호 군이 18번째로 맞이했어야 될 생일날입니다.
◇ 정관용> 고등학생이 현장실습하다가 무슨 작업을 하다 어떤 사고를 당한 겁니까? 사고당한 건 지난 9일인데, 그죠?
◆ 김경희> 일단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음료를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그곳이. 음료를 생산해서 포장 적재를 하는 일을 맡고 있었는데 기계 결함으로 인해서 그 기계가 멈추는 바람에 기계를 손보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고장 났는데 고치려고 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지금 말씀하셨잖아요.
◆ 김경희> 네.
◇ 정관용> 그게 고등학생 현장실습에 대상이 되는 작업입니까, 그게?
◆ 김경희> 사실상 현장실습이라는 것은 교육으로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계라든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사실 교육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고요. 현재로서는 잦은 기계 결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안전장치 없이 업무가 진행돼 오면서 회사의 과실에 의해서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현장에 그 회사에 정식 직원은 없었어요?
◆ 김경희> 총체적으로는 있었겠지만 이민호 군이 작업하고 있었던 곳이 지금 저희가 CCTV 영상을 많이 이야기합니다마는 그 영상에서도 굉장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 제품이 적재돼 있고 지게차도 그 안에 주차돼 있던 상황이고요. 그러면서 그곳이 좀 많이 가려져 있어서 실제 한 건물에 있어도 사실상 혼자 작업한 것과 같이 그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4~5분가량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못하고 구조가 늦어졌다는 안타까운 이런 사실이 있습니다.
◇ 정관용> 또 지금 보도된 바에 따르면 평소에도 이 군이 기계가 자주 고장난다, 이런 말도 하고 그 때문에 두 번이나 이미 이 업체에서 다친 적이 있다면서요. 맞습니까?
◆ 김경희> 네, 맞습니다. 추석 전인 9월경에 갈비뼈를 다쳐서 그 당시 119를 불러서 병원에 갔고요. 휴대전화를 빠뜨려서 액정이 망가뜨릴 정도로 미끄러진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한마디로 말해서 그 업체의 정식 직원들의 관리, 감독 하에 안전한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서 기계 하나를 통째로 맡아서 고장 나면 자기가 직접 고치고 이러다 사고가 난 거군요.
◆ 김경희> 그렇다고 볼 수 있고요. 기계도 한 개가 아니었고 자동화 시스템이다 보니까 여러 기계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사고 난 후에 업체는 어떻게 대응했어요?
◆ 김경희> 구조 과정에 대해서 늦어진 부분이 있고요. 그리고 사고 이후에 지금 가족들에게 사과나 제대로 된 정신적인 사과나 이런 부분이 없이 대응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사실 유가족 분들이 많이 지금 화가 나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유가족들 자주 만나고 계시죠, 지금? 심경이 어떠시답니까?
◆ 김경희> 학생이 죽음으로 이르게 된 상활을 그 회사에서 학생의 과실로 미루는 이 상황에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으시고 이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되겠다 매일 다짐하고 계신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지난 19일 사망했는데 지금 발인을 미루고 계시다면서요?
◆ 김경희> 네. 원래는 21일날 발인이 되었어야 하는데 발인은 일단 무기한 연장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해당 업체에서는 학생의 실수, 잘못 때문이다. 계속 그냥 그렇게만 말하고 있다는 거예요?
◆ 김경희> 그 부분은 회사에서 작성한 재해발생경위서에 그렇게 나와 있고요. 그리고 관련해서 대표이사나 이런 회사 측에서 공식적인 사과가 없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배상이나 보상 얘기도 없습니까?
◆ 김경희> 그 부분에 대해서도 처음에 회사에서 왔을 때 유가족분들에게는 참 그런데. ‘편안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공장을 정상화하자. 그런 의미에서 빨리 장례를 치릅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까지 업체에서 진행한 부분이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게 그나저나 산재 처리는 가능한 거예요?
◆ 김경희> 산재 처리는 가능하고요. 다만 산재 과정에서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위해서 유가족들은 지금 현재 현장조사 중에 유가족과 대책위를 함께 가서 조사하자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 정관용> 이런 특성화고가 현장실습 같은 걸 할 때 그걸 관리하는 취업지원관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데, 제주도에는 그런 취업지원관이 한 명도 없다면서요?
◆ 김경희> 지금은 각 특성화고 현장에는 한 명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이 실습 나갔을 때 현장에 대한 수시 감독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어제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는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 김경희> 일단 제주지역 공동대책위는 정말 더 이상 이런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제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 다 이런 일이 안 된다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모여 있고요. 앞으로 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 이런 곳에서 실태 조사를 명확하게 하면서 진상규명할 것과 그리고 어제는 교육청에 지금 현재 제주지역에 나와 있는 현장실습생 모두에 대한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이번이 마지막 희생이 되기를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경희>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김경희 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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