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회(협회장 박종훈)는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오늘(22일) 오후 6시까지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홍기섭 보도본부장에 대한 제명 찬반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투표자 중 72.7%인 317명이 그의 영구제명에 찬성했다. 반대는 27.3%(119명)였다. 재적 563명 중 436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77.4%였다.
홍 본부장의 제명사유는 △고대영 사장 체제의 간부라는 점 △'제작거부'라는 협회 결의사항을 무시하고 특파원 선발 공고를 낸 점 △송명훈-서영민 기자 부당징계 △협회원과 언론노조 KBS본부 간부 폭행 △'정상화 모임' 최고위 간부라는 점 등 5가지다.
홍 본부장은 지난 2015년 11월 취임한 고대영 사장의 첫 인사 때 글로벌센터장으로 임명됐고, 올해 7월 28일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기자협회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하 정상화 모임)에 속한 최고위 간부이기도 하다. 정상화 모임은 KBS기자협회를 불순한 의도가 있는 집단이라며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으로, 주로 보직간부들이 이름을 올렸다.
홍 본부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의 파업 3일째였던 지난 9월 6일 새노조 사무처장과 기자협회원을 폭행했다는 논란도 겪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6. [영상] KBS 보도본부장, 파업 중인 노조에 "찍지마" 밀쳐)
'제작거부'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특파원 선발 공고를 내지 말아달라는 KBS기자협회의 요구를 묵살하고 절차를 밟는 점도 제명사유에 포함됐다.
특파원 선발 공고는 제작거부나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고대영 체제 부역에 협조하는 기자들에게 특혜를 나눠주는 꼴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홍 본부장 체제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 홍보성 아이템 제작지시를 거부한 송명훈-서영민 기자에게 감봉 2개월 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나 법원은 항소심까지 이들에 대한 징계가 무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두 기자에게 내려진 지시를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고, '방송편성규약' 등에 따라 이들은 부당 지시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게 요지다.
한편, KBS기자협회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라며 지난 8월 28일부터 제작거부를 시작했다. 오늘(22일)로서 87일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