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털고, '힐링콘서트'도…포항 향하는 따뜻한 사람들

자원봉사자 7천여명에 군인까지 1만명 넘어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대피소에 일주일 넘게 머무는 이재민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행정안전부와 포항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포항 피해현장을 찾아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은 7천467명으로 집계됐다. 군부대에서 온 군인 3천99명을 더하면 일주일새 1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흥해 실내체육관 등 5개 대피소를 중심으로 물품 정리와 환경미화, 무료급식, 심리 상담, 의료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에 사는 이동한(18) 군은 뉴스를 통해 이재민이 식사를 편하게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털어 소화제 210병을 샀다. 이재민들이 혹시나 '소화불량'에 시달리지는 않겠냐는 걱정에서였다.

이 군은 이어 포항시 대피소를 찾아 이재민에게 소화제를 나눠주며 청소 봉사활동 등을 했다.

포항시자원봉사센터의 이상섭 사무국장은 "이 군은 '비행청소년에 대한 언론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그간 안타까웠다. 청소년에 대한 이미지를 많이 바꿔보고 싶었다'며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유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봤던 경주시 자원봉사자들은 포항시를 가장 먼저 찾아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이들은 16일 오전부터 포항 항도초등학교를 찾아 150인분의 점심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피소로 활용되는 한 교회는 지진으로 갈 곳이 없게 된 한동대 학생 150여 명을 교회로 불러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교회의 따뜻한 배려가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자 교인이 아닌 산악동호회 회원 등이 교회를 방문해 어묵과 샌드위치 등 먹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행안부 직원 봉사단인 '행복드림 봉사단' 70여명은 20일 서민 무료 보호시설인 '들꽃마을' 지진피해 현장을 찾아 가재도구와 짐을 정리하고, 피해 복구활동에 참여했다.

대피소로 마련된 남산초등학교에서는 이재민의 지친 마음을 덜어줄 '힐링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대구한의대 김성삼 교수와 포항 지역 전문예술음악인 등 5명은 음악으로 심리 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재민들은 깜짝 콘서트에 고마워하며 재방문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건강마사지 봉사팀도 남산초에서 이재민 대상 마사지 활동을 하며 이재민들의 고된 심신을 풀어주기도 했다.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는 22일 이재민 대피소에 침낭세트와 겨울 내의 등 1천3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하고, 피해복구 등 구호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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