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장준환 감독이 꿈꾸는 시대의 '민주주의'

영화 '1987'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1987년 겨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젊은 대학생이 사망한다. 대학생의 이름은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 경찰에서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화장하고자 했으나, 진실을 밝혀내려는 여러 계층 사람들의 노력으로 물고문에 의해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직선제를 이뤄낸 6월 민주화항쟁의 시작이었다.

이 아픈 현대사가 영화 '1987'을 통해 재현된다. 메가폰을 잡은 장준환 감독은 '1987'을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이야기한다.

장 감독이 집중한 인물은 사건을 은폐하려는 박처장(김윤석 분)과 시신 부검을 추진하는 최검사(하정우 분)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 영화가 1987년을 살아간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장 감독은 "이 영화는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양심의 목소리를 내고, 전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기까지를 다뤘다. 결국은 온 국민이 주인공이 되고,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의 배경이 1987년인 이유는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해이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서구 역사에서 몇백 년 걸리는 일을 우리는 몇십 년 만에 해냈다. 온 국민이 거리로 나와 독재 권력으로부터 커다란 권리를 쟁취해내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이 시기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았다. 용기를 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17년인 지금, 3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민주주의는 완전히 열매를 맺지 못했다. 지난해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 차례 성장이 이뤄졌지만 그것이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민주주의는 휘청거리면서도, 성숙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이렇게 쓸쓸하고 답답한지 양가적 가치가 존재하는 시대에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영화가 되길 바란다"며 "다시 돌아보고 옷매무시를 고쳐서 앞으로 크게 발전하고 성숙하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영화가
가진 의미를 이야기했다.

이어 "유족 분들을 비롯해 민주화를 위해 피땀 흘리셨을 많은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하면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와서 느끼고 같이 분노하고, 울어주면 역사의 주인공들에게 그 이상 힘이 되는 게 없을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1987'은 오는 12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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