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2017 KBO 2차 드래프트는 즉시전력 보강과 유망주 영입 사이에서 각 구단이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 눈길을 끈다.
자유계약선수(FA)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난 롯데는 즉시전력감 선수들 영입에 초점을 맞췄다. KIA의 좌완 투수 고효준과 LG 외야수 이병규, 두산 투수 오현택을 영입했다. 3명 모두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손주인은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3할 타율을 올렸고 올해 타율 0.279, 5홈런, 33타점으로 활약한 손주인은 LG의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고 결국 삼성의 선택을 받았다. 손주인은 당장 주전 2루 경쟁이 가능한 즉시전력감이다.
이 외에도 삼성은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로 파워가 돋보이는 유망주인 두산 이성곤과 SK 좌완 박세웅을 영입해 유망주를 채웠다.
NC와 kt는 마운드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NC는 LG 유원상, 넥센 김건태, 두산 박진우를 뽑았다. 특히 유원상의 이름이 눈에 띈다. 그는 2012년 4승2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9를 올리며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지만 이후 다소 주춤했다. NC는 투수 3명을 영입해 불펜의 깊이를 더했다.
kt도 투수 3명을 뽑았다. 롯데 조현우, 넥센 금민철, 한화 김용주를 데려왔다. 3명 모두 좌완투수다. 임종택 kt 단장은 "투수진, 특히 좌완투수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즉시전력감과 미래 기대주를 골고루 지명하게 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KIA는 내야진을 대거 보강했다. 고장혁이 군 복무를 앞두고 있어 백업 내야수가 필요했다. SK 최정용, NC 황윤호, kt 유민상을 차례로 뽑았다. 최정용은 미래 기대주. 유민상은 올해 퓨처스 남부리그 소속으로 타율 0.367을 기록, 타율상을 수상했다. 유민상은 유원상의 동생. 형제가 나란히 2차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염경엽 SK 단장은 강지광을 다시 품에 안았다. 그는 넥센 감독 시절이었던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당시 LG에서 뛰었던 강지광을 영입한 바 있다. 이번에는 SK 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강지광을 데려왔다. SK는 외야수 강지광을 투수로 전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파이어볼러' kt 최대성을 지명해 눈길을 끈다. 만 32세로 어느덧 베테랑이 된 최대성은 강속구로 유명하나 최근 계속된 부상으로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두산 불펜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16홈런을 때리는 등 파워가 좋은 SK 외야수 김도현를 지명한 것도 눈에 띈다.
한화는 롯데 투수 문동욱과 외야수 김지수 등 유망주와 함께 즉시전력감으로 분류되는 LG 외야수 백창수를 데려왔다. 백창수는 올해 52경기에서 타율 0.327, 4홈런, 18타점을 올리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김원석이 빠진 외야진 경쟁에 뛰어들만한 선수다.
LG는 SK 외야수 이진석, 넥센 내야수 장시윤, 두산 내야수 신민재 등 20대 초중반의 유망주들을 영입했다. 영입한 선수보다 타 구단이 데려간 선수들이 더 눈에 띈다. 이병규, 유원상, 손주인, 백창수가 이적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정성훈에 대한 방출 통보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