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 변호사들 대응 쉽지 않았을것
- 전형적인 재벌 갑질, 법 가벼이 여겨
- 엄히 처벌받고 인생의 교훈 얻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 김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제 김동선 씨를 고발하셨다고요?
◆ 김현> 네.
◇ 김현정> 어제 오후에 김동선 씨가 사과문을 내놓기는 했어요. '엎드려 사죄한다. 치료를 받겠다.' 무슨 치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하여튼 치료를 받겠다는데... 이 사과 못 받으시는 겁니까?
◆ 김현> 좀 받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김동선 씨는 전과가 있습니다. 지난 1월 청담동 술집에서 만취해서 위험한 물건으로 종업원 두 사람의 뺨과 머리를 두세 차례 때렸습니다.
◇ 김현정> 네네, 때렸어요. 그리고?
◆ 김현> 출두한 경찰관에게도 욕설을 하고 이동 중인 순찰차에서 발길질해서 유리창깨는 등 차량을 훼손해서 중앙지법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도 6개월 만에 또 만취해서 거의 유사한 이번 범죄를 저질렀거든요. 그러니까 술버릇이 아주 나쁜 것이죠.
◇ 김현정> 아주 나쁜 것. 글쎄요, 술 마시고 행패부린 걸 질병이라고 강조하려고 '치료받겠습니다'한 건 아닌지 그런 부분도 좀 의심이 되더라고요.
◆ 김현> 그런데 이런 버릇이 잘 안 고쳐집니다. 본인을 위해서도 이번에 따끔하게 처벌을 해서 다시는 이런 횡포를 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 고발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9월의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10명하고 김동선 씨. 어떻게 같이 그날 모임을 하게 된 건가요?
◇ 김현정> 나를 주주님이라고 불러라?
◆ 김현> 네. 자기가 의뢰인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지금부터 허리 똑바로 펴고 앉아라, 존댓말을 써라'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김동선 씨 29살이잖아요.
◆ 김현> 만 28세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만으로는 28세. 거기 있는 변호사들이 신입...
◆ 김현> 신입이지만 요즘은 4년 대학 졸업하고 로스쿨 가서 대개 한 삼십은 다 되죠.
◇ 김현정> 그렇죠. 자기보다 나이 많은 변호사들에게까지 '허리 꼿꼿이 펴고 앉아라'... 저는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 이게 제일 충격적이네요?
◆ 김현> 그러니까 자기 아버지가 재벌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한편, 우리 간에는 신분 차이가 있다. 나는 너희들이 모셔야 할 고위 의뢰인이다. 이런 그리고 아주 비인격적인 그런 얘기죠.
◇ 김현정> 그렇게 말로만 끝났으면 그래도 이 정도까지 안 갔을 텐데 어떻게 하다가 폭행까지 간 거예요?
◆ 김현> 술에 취한 김 씨를 변호사들이 부축을 하자 한 남자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폭행까지 저질렀다고 합니다. 평소에 부하직원들한테 늘 그러지 않았을까, 이런 추측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만취한 상태에서 이제 가셔야죠 하고 뭔가 옆에서 부축했겠죠?
◆ 김현> 경찰관에게도 호통을 치고 그런 사람이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 다 아랫사람으로 보고 평소 술버릇 그대로 한 게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 김현>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변호사들이 상당히 화가 나고 당황했을 텐데 그 자리에서 항의를 바로 하지는 않았답니까?
◆ 김현> 그러니까 어처구니가 없고 이런 일은 처음 당해서 아마 당황해서 제대로 대응을 못했을 겁니다.
◇ 김현정> 그 자리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당황해서 '이게 뭐지?' 이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이분들이 법조인들이시잖아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시잖아요. 그럼 집에 가서 봤을 때 '이거는 문제가 있다, 이거는 폭행이다' 해서 문제제기를 했을 법도 한데 9월에 벌어진 일을 지금까지 문제제기를 못하고 왜 속앓이만 했을까요?
◆ 김현> 그런데 직장에서 신입 직원들이 연차가 높지 않기 때문에 어떤 피해를 봐도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일반 회사에서 그렇죠.
◆ 김현> 로펌도 마찬가지입니다. 로펌도 조직이니까요. 그걸 조직의 눈치도 봐야 되고 그리고 당장 내가 신입 변호사인데 돌출행동을 하면 내 앞길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아마 자제하면서 아주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대형 로펌 입장에서는 한화 같은 대기업이면 주요 의뢰인이잖아요. 쉽게 말해서 큰 사건 많이 맡기는 큰 고객이잖아요.
◆ 김현> 그렇겠죠.
◇ 김현정> 그런 걸 뻔히 알면서 신입 변호사가 '나 저 의뢰인한테 맞았소'라고 문제제기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 김현> 절대 쉬운 일이 아니고요. 김동선 씨도 아마 그런 약점을 알고 아마 함부로 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측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나이 많은 시니어 변호사들한테는 감히 그렇게 못했을 것입니다. 저만 해도 그런 일을 당하면 제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 김현정> 가만히 안 있죠.
◆ 김현> 즉시 경찰에 신고하죠. 아마도 신입 변호사들이니까 아마...
◇ 김현정> 얕본 거네요.
◆ 김현> 좀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갑질 피해자하고는 많이 달라요. 아무리 그래도 소위 제일 잘 나간다는 로펌의 변호사들인데. 아니, 이런 분들도 이런 갑질 피해를 당하나. 지금 놀라는 분들이 많거든요.
◆ 김현> 그러니까 부도덕하고 비뚤어진 재벌의 전형적인 갑질 사건입니다. 돈이 있다고 해서 경제적 약자나 자기보다 을의 지위에 있는 사람을 무시하고 폭행하는 이런 천박한 행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 김현정> 어떤 분은 그러세요. 아니, 변호사들한테도 이랬으니 도대체 이 양반은 그러면 평소에 다른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 김현> 지난 1월에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종업원 2명을 양주병으로 뺨과 머리를 때렸다는데, 두세 차례. 그러면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경찰 순찰차에서 발길질한다는 것은 그거는 법을 좀 가볍게 보는 일이거든요.
◇ 김현정> 아니, 순찰차의 시트까지 찢었는데. 그런데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밖에 안 나와요?
◆ 김현> 좀 유감스럽고요. 이번에는 김동선 씨가 엄히 처벌을 받아서 인생의 교훈을 좀 받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김현정> 저도 바랍니다. 그런데 회장님, 단순 폭행의 사건의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 아닙니까?
◆ 김현> 그렇죠.
◆ 김현> 그러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피해 변호사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9월에 일어난 사건을 말 못했을 정도로 을의 입장. 그러니까 변호사 사회에서는 을의 입장에 있는 신입 변호사들이라면 이거 그냥 합의해 주는 것 아닐까요? 상처 난 것도 굳이 알리지 않고?
◆ 김현> 그날 여러 명이 앉아 있었으니까요. 그 변호사들이 모두 다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혹시나 지금도 처벌을 원하는 변호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1명이라도.
◆ 김현> 그래서 저희 대한변협이 진상조사를 해서 혹시 처벌을 원하는 변호사가 있으면 김동선 씨가 무겁게 처벌받도록 저희가 노력을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혹시 물밑접촉해 보셨어요, 피해자들하고?
◆ 김현> 네, 어제부터 진상조사에 착수해서 가해자와 피해자들을 공히 접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피해자 중에 이거 합의 안 보겠다, 가겠다라고 하는 사람이 나오겠습니까?
◆ 김현> 아마 사태가 이렇게 커졌으니까 나라도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겠다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직은 그러니까 고민 중인 상황이군요?
◆ 김현> 네.
◇ 김현정> 이번에 합의 안 해 주면, 집행유예 기간에 똑같은 사건이 또 벌어졌기 때문에 지난번 징역 8월도 살아나고 또 이번에 대한 형도 또 덧붙여지는 거죠?
◆ 김현> 그렇죠, 이번에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지난번에 집행유예 그거는 효과가 없게 되고.
◇ 김현정> 그렇죠.
◆ 김현> 아주 엄한 처벌을 받게 되죠.
◇ 김현정> 변호사들을 폭행한 재벌 3세. 갑질 논란으로 그러지 않아도 사회가 시끌시끌한데 또 이런 일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실제가 됐다는 게 참 마음 아픕니다. 회장님, 끝으로 한마디 하시죠.
◆ 김현> 변호사가 아무런 잘못 없이 의뢰인에게 뺨을 맞고 머리채를 잡혔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변호사한테 이럴진대 힘없는 국민들한테는 얼마나 함부로 할까. 이런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고요. 우리가 이런 천민자본주의 반드시 시정해야 합니다.
◇ 김현정> 반드시 시정해야 된다는 데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고요. 김동선 씨 어떤 합당한 처벌을 받는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동선 씨, 한화그룹의 삼남이죠. 김동선 씨의 폭행사건을 고발한 대한변호사협회 김현 회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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