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망치면 책임지나?"…몰상식 악플에 두번 우는 포항 수험생

"극한의 공포 느끼고 있다… 악성 댓글 삼가달라" 누리꾼 호소

(사진=자료사진)
지진 피해를 입고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포항 주민들이 일부 누리꾼들의 몰상식한 악플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의 영향으로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자, 온라인상에선 포항 주민을 비난하는 악성댓글이 올라왔다. 이는 포항 주민 때문에 수험생들이 피해를 보고있다는 것이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 공부도 못하는 애들 때문에 왜 우리가 피해 봐야 돼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원래대로라면 수능치고 남자 친구랑 놀러가기로 한 수험생"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뒤 "수능 연기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연기를 한건 고3 수험생과 재수생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라며 "수능이 장난도 아니고 더군다나 포항 애들 공부도 못한다고 들었다. 포항이 너무 싫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댓글을 살펴보면 포항 주민들을 향한 악성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dmf***'은 "결국 수능날 지진 안났지 않나. 지진 때문에 수능 미뤄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 본 건가"라며 "시험 망치면 누가 책임질건가?"라고 글을 남겼다.

또 한 익명의 누리꾼들은 "포항사람들 좀 이기적이다. 포항 지금 피해 큰것 알지만 수능이 장난이냐. 무슨 학교 중간고사인가?"라며 "왜 포항 때문에 나머지 지역이 피해를 봐야하나. 제발 다른 사람좀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고 불안한 마음으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포항 지역 주민들은 이로 인해 또 한번 상처를 받았다.

자신을 포항 주민이라고 밝힌 'ald**'은 "장판밑 바닥에 여기저기 금이 가고 깨지고… 이런 상황에서 여진이 올 때마다 무너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며 여진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자연 재해 속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데 지역감정이나 악플은 삼가시길 바란다"고 심경을 전했다.

'suu***'은 "포항 주민들을 욕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직접 안 당해봐서 그런다"며 "직접 지진 피해를 겪고 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조금만 흔들려도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고 전했다.

포항 주민들을 위로하며 악성댓글을 다는 누리꾼을 비판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kim***"은 ""이번 지진으로 포항 지역 수험생들 마음이 많이 위축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때다"면서 "제발 악플 달지 말자. 악플을 다는 당신도 언젠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u--***'은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시는 분들, 갈 곳 없이 대피소에 계시는 분들…가뜩이나 힘드실 텐데 왜 굳이 상처 되는 악플을 다는지 알 수가 없다. 악플 다는 사람들 지역엔 지질이 발생 안할거란 보장있나? 뿌린대로 거둔다. 하루 빨리 여진이 멈추길 바랄뿐"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지난 1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냇 댓글 제재 방안'이란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포항 지진 관련 기사에 달린 도 넘은 악성댓글을 보며 너무 화가 났다"며 "댓글 실명제 등 경종을 울리는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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