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감원 채용 비리에 '현직 은행장' 연루됐다"

"금감원 전 고위간부 등 금융권 인사들 얽혀 있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금융감독원 채용 비리에 현직 은행장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채용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업무방해와 사문서변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이병삼 전 부원장보를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서류전형점수 또는 면접평가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민원처리전문직 지원자 4명을 합격시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부원장보의 혐의 중 눈에 띄는 대목은 현직 은행장의 청탁을 받아 지원자를 합격시켰다는 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7월 하반기 민원처리전문직원을 채용할 때 현직 은행장의 청탁을 받고 면접평가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지원자 한 명을 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40여 명씩 민원처리전문직원 80여 명을 채용했다. 금감원이 지난해 처음으로 채용한 민원처리전문직원은 주로 금감원과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력 직원들이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원장보가 현직 은행장의 청탁을 받고 면접위원 모르게 면접점수를 조작해 지원자를 합격시켜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청탁을 한 은행장은 지금도 현직 은행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만 청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 현직 은행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금감원 신입직원 채용 비리 의혹도 계속 수사 중이어서 추가로 사법처리되는 금감원 전현직 임직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더 수사해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알리겠다"고 말해 이같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금감원 전 고위간부 등 금융권 인사들이 많이 얽혀 있다"며 "이런 관계 때문에 쉽게 부탁하고 청탁할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탁 과정에서 "금품이 오고 간 상황은 아니다"는 검찰의 말에 비추어 보면 금융권에서 형성한 인맥에 의존해 수시로 청탁을 주고 받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감사원은 금감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채용 비리 혐의가 있다며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전 부원장보 등 간부 3명을 지난 7월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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