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들 "늘어난 관광객, 득보다는 실이 많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 투어리스트피케이션 주민 삶의 질에 악영향 분석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제공)
늘어난 관광객이 지역 주민에 악영향을 미치는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이 제주도민의 삶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돼 관광객수 제한이나 관광이익 공정 분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강원대학교 김영국 교수와 공동 작성한 '제주 투어리스트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20일 발표했다.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은 특정 지역이 관광지화되면서 거주환경이 악화되는 현상으로, 지역주민의 경제나 거주환경, 정서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서울시 이화동 벽화마을은 유동인구 급증에 따른 소음과 쓰레기 문제로 거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지난 4월 벽화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북촌 한옥마을 역시 외국관광객이 하루 평균 7000여명 방문, 과잉관광에 주민들이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무단투기 등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진이 제주시 연동과 월정리, 동문시장 등 10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이들은 관광객 증가로 부동산 가격과 물가, 범죄율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하는 등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을 인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광객들이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47.6%)'라는 답변이 '그렇지 않다(18.3%)'라는 답변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역범죄율이나 교통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62.3%)'라는 답변이 '그렇지 않다(16.8%)'라는 답변보다 압도적이었다.

'가족과 개인의 수입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변이 2배 이상이고, 관광개발에 대한 부정적 시각(41.9%)도 긍정적인 면(18.8%)보다 높았다.

18개 질문 항목 가운데 긍정적인 대답은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관광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47.6%)'는 문항 단 하나뿐이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무제한적인 관광객의 입도를 허용하기보다 제주도가 수용가능한 관광객수를 책정, 이에 맞게 관광객수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경제정책으로 건물주와 임차인, 관광산업 종사자와 기타 업종 종사자간 관광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 필요성도 제시했다.

또 관광지로 인해 줄어드는 거주민의 여가 가능 공간을 보전하고, 새로운 관광정책에 대한 지역주민 교육과 관광정책 참여 유도를 통해 관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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