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檢 특활비 청문회 하자"…법사위서 여야 설전

23일 오전 법무장관 상대 현안질의 예정

(왼쪽부터) 국회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 권성동 위원장, 자유한국당 김진태 간사, 국민의당 이용주 간사, 바른정당 오신환 간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은 20일 검찰 특수활동비를 법무부장관이 사적으로 유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의 청와대 상납 의혹을 수사하는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여당은 "청와대 국정원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제를 삼으면 정치적 공방으로 빠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법사위 여야 간사 회동에 참석해 "그동안 검찰 특수활동비를 법무부가 전용해서 사용한 것의 문제점과 실태를 파악해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며 운을 뗐다.

권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 목적으로 편성된 특활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파악한 바를 먼저 말하겠다"며 "국회에서 예산이 편성돼면 기획재정부는 법무부에 검찰 특활비를 배정하고, 법무부는 이 검찰 특활비를 대검찰청에 '재배정' 절차를 통해 내려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까지 법무부는 검찰 특활비의 6~70%만 대검찰청에 송부하고, 나머지 3~40%는 법무부에 유보해 법무부 장관의 쌈짓돈처럼 사용했다. 또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이 이 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묵시적으로 승낙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이는 국정원이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한 것처럼 직접 보낸 것은 아니지만, 구조와 결과가 동일하다. 장관이 쓸 수 없는 돈을 장관이 썼다"며 "이런 부분을 국민들께 알려드릴 의무가 국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의 말이 끝나자 민주당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저도 한 말씀 드리겠다"며 즉각 반박했다. 금 의원은 "검찰 특활비에 대한 권 위원장의 문제제기에 동의하는 바도 있다. 하지만 이 돈이 위법하게 쓰였다거나, 사적으로 쓰였다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특활비를 법무장관이 상납을 받았다거나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자료가 없는데 (이를) 문제 삼으면 정치적 공방으로 빠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 특활비) 수사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 의원은 권 위원장이 "잘못된 것은 인정하자"며 "이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이 아니냐"고 주장하자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공개 회동이 끝난 후 권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개최에 대해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했고 국민의당도 반대했다"며 "일단 오는 23일 법무장관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하고, 그 이후에도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그 때 가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안 질의를 한다고 해서 (의혹이) 명백하게 해명이 되겠느냐?"며 "민주당이 (청문회 개최를) 못 하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말로만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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