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갈등 이번주 분수령 …탈당까지는 안갈 듯

오늘 전.현직 대표 모임, 내일은 의원총회 …박지원 "탈당 염두에 둔 것 아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연대.통합 문제로 안철수 대표와 호남 의원들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에 안 대표가 전현직 지도부를 만나고 의원총회도 개최되는 등 당내홍이 고비를 맞을 전망이지만 당분간 분당이나 탈당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안철수 vs 전.현직 대표 회동 입장차만 확인할 듯

안철수 대표는 20일 전현직 대표, 원내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최근 불거진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날 회동에는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박주선, 천정배, 김동철, 주승용 의원 등이 참석한다. 모두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지냈던 인사들이다. 특히 이들 의원들이 호남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최근 바른정당과 거리 좁히기에 열심인 안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를 만나면 지금까지 했던 얘기를 할 것이고, 안 대표는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DJP연대처럼 JP가 DJ화해야지 우리가 몸통 커가지고 그 사람들 따라 간다면 그건 못한다"라고 못박았다. 바른정당을 견인하는 연대.통합이어야지 바른정당 쪽으로 우클릭하는 연대.통합은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21일에는 의원총회가 열린다. 당 진로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여서 연대.통합에 대한 의원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에 입장이 명확했던 의원들 외에 중간지대에 있는 의원들이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승부가 날 가능성은 적다. 통합에 대한 찬반 양론이 표출되면서 당내 갈등이 더 첨예해지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어 22일이나 23일에 원외위원장들과 회동한다. 원외위원장들 대부분이 지방선거때 통합이나 연대라는 방법을 쓰지 않고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비호남' 위원장이니 만큼 안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원외위원장 총사퇴 얘기가 나왔을 때 안 대표에게 반기를 든 이들도 다수 있어 의외의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


* 분당, 탈당 쉽지 않고 박.정.천 '평화개혁연대' 당내당 역할할 듯

지난 16일 박지원 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 정치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박 의원은 "(안 대표가) 우리 의원들한테 '나갈데가 있느냐, 나갈테면 나가보라' 이러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짓밟는다면 나갈 데가 있다", "우리도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탈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뜻이 안맞을 경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로 의원들을 규합해 탈당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이 발언이 즉각적인 탈당을 염두에 둔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탈당 시사 발언을 한 다음날 "우리는 희망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열이 아니라 단합 소통 정체성을 지키며 총선 개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진화에 나섰다. 19일 CBS와의 통화에서는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라. 탈당이나 분당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당을 지키면서 안 대표가 잘못된 통합의 길로 가지 않도록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의원을 포함해 지역 기반이 민주당과 겹치는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은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당을 깨고 나가 각개약진을 할 수도 없고, 별도의 호남당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민주당은 아직 강건너 불구경일 뿐 구애의 손길을 내밀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고민의 결과는 '평화개혁연대'로 구체화되고 있다. 안 대표를 비판.견인하는 당내 의원 모임, '당내당'인 셈이다.

평화개혁연대에는 일단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이 뜻을 모았다. 여기에 박주선 국회부의장, 유성엽, 조배숙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20여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는 데 아직 초기 단계여서 몇 명이 모일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박 의원은 "당이 어려울 수록 많이 모일 것이다"고 했다.

반면 안 대표 측에서는 "안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사람은 4~5명 정도 되는데 이들은 의견을 이미 밝혔다"면서 "평화개혁연대에 가입하는 이원들이 5~6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지만 입장을 정하지 못한 호남 의원들이 어느 하나를 택해야 할 경우 호남의원들이 모여있는 평화개혁연대를 택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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