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홀로그램'으로 되살아난 '영원한 마왕' 신해철

3주기 추모 공연 열려…크라잉넛 이브 이정 서문탁 지현우 등 헌정 무대

(사진=KCA엔터테인먼트 제공)
하늘의 별이 되어 떠난 '마왕', 가수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는 공연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19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신해철 3주기 추모 콘서트 '마왕의 귀환'이 개최됐다. 고인의 시그니처 밴드 넥스트(이현섭, 김세황, 지현수, 제이드, 신지)를 비롯한 동료 가수들이 무대를 빛냈으며, 이른 추위를 뚫고 현장을 찾은 1천 8백여 명의 관객(주최측 추산)이 함께했다.

공연 초반부는 후배 가수들의 헌정 무대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프닝은 밴드 크라잉넛(박윤식, 이상면, 한경록, 이상혁, 김인수)이 열었다. 대표곡 '말 달리자'로 열기를 끌어올린 이들은 "마왕님을 소환하는 노래는 준비했다"며 '안녕'을 불러 박수를 받았다.

뒤이어 최근 16년 만에 원년 멤버로 다시 뭉쳐 화제를 모은 이브(김세헌, G.고릴라, 김건, 박웅)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일상으로의 초대'와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였다.

'신해철 홀로그램' 공연 모습
보컬 김세헌은 "존경하는 선배의 추모 공연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공연을 준비하며 (신)해철이 형이 만든 곡의 깊이에 감동을 받았다. 오늘 여러분께 그런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고릴라는 마지막 곡으로 선보인 이브의 노래 '뮤즈(MUSE)'가 고인에게 영향을 받아 만든 노래라고 소개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두 밴드의 무대가 끝난 이후에는 가수 이정과 서문탁이 무대를 꾸몄다. 이정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선곡, 잔잔한 무대로 관객의 가슴을 울렸다. 그는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뜻 깊은 공연에 참가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힌 뒤 자신의 곡 '순정'을 추가로 불렀다. "마왕을 다시 기억하는 자리에 함께하게 돼 가슴이 찌릿하다"고 한 서문탁은 '호프(HOPE)'를 불렀다.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히트곡 '사미인곡'도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신해철 홀로그램'은 공연 중반부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앞서 주최 측은 개최 소식을 알리며 "신해철을 홀로그램으로 복원, 실사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구현해냈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신해철 홀로그램'의 완성도는 아쉬웠다. 입체감이 부족했고 움직임은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이후 '신해철 홀로그램'을 통해 '날아라 병아리',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 '그대에게' 등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는데 고인의 목소리와 넥스트의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진 방식으로 명곡들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은 위안거리였다.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은 해당 곡들을 따라 부르며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공연의 후반부는 고인의 시그니처 밴드 넥스트가 책임졌다. 이현섭, 김세황, 지현수, 제이드, 신지는 '도시인', '이중인격자',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 등의 무대를 꾸몄다. 보컬 이현섭은 "올해도 잊지 않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 이곳에 모인 모든 분들의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해철의 형을 추억하는 시간을 보내자"고 말했다.

넥스트 기타리스트 지현수의 친동생이자 밴드 더넛츠 멤버로 활동한 바 있는 배우 지현우도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먼 훗날 언젠가'를 선곡해 노래 실력을 뽐낸 그는 "관객 여러분의 열정에 놀랐다. '마왕' 콘서트는 뭔가 다르구나 싶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지현우는 신해철의 두 자녀의 이름을 언급, 관객들과 그들을 향해 '사랑해'라고 외치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 성난 파도 아래 깊이 /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 흐느껴 울고 웃다가 /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신해철 3주기 추모 콘서트 '마왕의 귀환'은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마지막 곡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진행된 3주기 추모식 '귀환(歸還)'에서도 울려퍼진 바 있는 '민물장어의 꿈'이었다. 아울러 공연 말미에는 고인의 생전 활동 모습을 엮은 영상이 스크린에 담겨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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