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도움 1위' NBA 제임스 하든의 못 말리는 질주

제임스 하든 (사진 제공=NBA)
"스코어보드가 뭔가 잘못된 줄 알았어요"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켓츠의 간판 제임스 하든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2017-2018시즌 피닉스 선즈와의 경기를 마치고 이같이 말했다.

90-65. 최종 스코어가 아니다. 전반전 스코어다. 휴스턴은 1쿼터에 45점을 넣었고 2쿼터에도 45점을 퍼부었다. NBA에 24초 공격제한시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전반전 최다득점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1위는 공교롭게도 상대팀 피닉스가 보유하고 있다. 1990-1991시즌에 기록한 107점이 최다 기록)


하든은 피닉스전에서 48점을 퍼부었다. 3점슛 11개를 던져 6개를 넣었고 어시스트 7개를 곁들였다. 48점은 하든의 올시즌 최다득점 기록이 아니다. 하든은 지난 6일 유타 재즈와의 경기에서 56점을 기록했다.

피닉스와의 경기는 NBA 최정상급 가드 크리스 폴의 복귀전이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무릎을 다쳐 14경기에 결장한 폴은 복귀전에서 21분동안 11점 10어시스트를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휴스턴은 이 경기에서 142-116으로 이겼다.

피닉스 선즈 구단은 17일 휴스턴전 전반전이 끝나고 SNS에 스코어를 소개하면서 휴스턴의 득점 자리에 90점 대신 '많다'는 뜻의 영어 'A LOT'을 적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2005년에 데뷔해 통산 18.7점, 9.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고 9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된 크리스 폴은 휴스턴이 2017-2018시즌 우승을 위해 영입한 핵심 전력이다. 제임스 하든이 포인트가드와 다름없는 역할을 소화하는 가운데 폴과의 공존 여부는 시즌 전부터 NBA 팬들의 뜨거운 화두였다.

이에 대해 대럴 모리 휴스턴 단장은 "지금까지 하든과 폴처럼 영리한 선수들로 구성된 원투펀치는 없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모리 단장의 바람대로 휴스턴은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다.

휴스턴은 19일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5-83으로 크게 이겼다. 제임스 하든은 3점슛 6개를 넣는 등 29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폴이 돌아왔지만 하든의 역할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여전히 팀 공격의 중심이자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 폴은 17점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휴스턴은 제임스 하든이 벤치에서 쉴 때 폴을 투입하는 선수 로테이션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휴스턴의 약점은 하든이 뛸 때와 쉴 때 경기력 편차가 컸고 하든은 체력적 부담을 크게 느꼈다는 점이다.

선발 출전한 크리스 폴은 잠시 휴식을 취하다 휴스턴이 27-25로 앞선 1쿼터 막판 하든과 교체돼 코트를 밟았다. 2쿼터 초반 하든이 다시 폴과 교체되기 전까지 휴스턴은 멤피스의 득점을 1점으로 막고 14점을 몰아넣었다. 순식간에 15점차 리드를 만든 것이다. 폴이 벤치 멤버들을 이끌고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휴스턴은 최근 2경기에서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선수 기용법으로 효과를 봤다. 제임스 하든이 쉴 수 있는 시간도 예년에 비해 길어졌다.

제임스 하든은 '괴물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 득점 1위(31.6점), 어시스트 1위(9.9개), 3점슛 성공 1위(76개)에 올라있다. 크리스 폴이 가세했지만 제임스 하든의 가치는 여전히 최상급이다. 오히려 날개를 달아줬다.

미국 현지 언론은 2017-2018시즌 초반 강력한 MVP 후보로 밀워키 벅스의 야니스 아테토쿤포를 꼽았다. 아테토쿤포는 득점 2위(30.1점), 리바운드 10위(10.5개), 블록슛 7위(1.8개), 야투성공률 12위(56.3%)를 기록 중이다. 속단은 이르다. 제임스 하든의 질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올시즌 NBA에는 '괴물'이 유독 많고 하든의 활약상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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