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관리' 들어간 中···남북 모두와 관계개선 박차

전문가들 "中, 대북제재 움직임에는 동참하면서도 북한과의 관계개선 나설 것"

지난달 제19차 당 대회를 마치고 2기 체제를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에 각각 유화 신호를 보내며 한반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북한의 도발과 이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압박 강화가 브레이크 없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자국 이익을 위한 '한반도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2년 만에 대북특사를 파견하며 북중 관계의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17일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2015년 10월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 방중 이후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다.

방북 목적은 지난달 24일 폐막한 19차 중국 공산당 대회 결과를 설명하는 당(黨) 대 당 외교 차원이지만 불과 몇달 전 북한의 거듭된 도발 국면에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던 점을 상기하면 주목할 만하다.


중국 사정에 밝은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 멀어진 북중 정부 간 갑자기 연락을 주고받지 쉽지 않으니 일단 당대당 교류로 시작하겠다는 의도"라면서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이용하려는 중국이 친북인사이자 당 대외연락부의 최고위층 인사인 쏭타오 부장을 보냄으로서 북한에 대한 설득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2기 체제에 본격 돌입한 이후 북한에 대해 거듭 손길을 보내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연임된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답전을 보내고 "새로운 정세하에서 중국측은 조선측과 함께 노력해 두 당, 두 나라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들에게 더 훌륭한 행복을 마련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의 번영을 수호하는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사드갈등으로 약 1년 넘게 소원해졌던 우리나라에도 화해의 손길을 뻗친 바 있다.

양국은 사드배치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사드 배치로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을 현 단계에서 마무리할 것이란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달했다.

이에 중국이 '시진핑 2기'를 전환점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한반도 관리에 나설 의지를 표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문제에 대한 역할을 촉구받아 왔지만 사실상 역할을 안 하는 것인지 할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입장을 주고받으면서 이러한 의문을 종식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만큼 대북제재 움직임에는 동참하되 우선 멀어진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개입을 유지 혹은 강화하고 한반도에서 한미일 공조 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관리가 되지 않아 한미의 대북 강경책이 지속되고 한미, 미일 동맹이 더 강화되면 중국이 원하지 않는 한미일 삼각 안보구조가 한반도에서 더 굳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어 "사드갈등을 종식하고 북한에 당대당 차원의 설득을 시도하면서 남북한에 대한 전략적 관리를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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