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30만 원' 가해자가 정해준 금액 못 채우면 구타
- 시누이 명의로 수천만 원 대출에 '카톡 대화 지우라' 증거인멸도
- 사건 수사는 뒷전, ‘장애 증명 서류부터 내라’는 경찰
- “아무리 억울해도 장애인 혼자선 가해자 처벌도 못 해”
- 경찰 내 장애인 피해자를 위한 전담 센터 절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7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소희 씨(피해자 올케)
◇ 정관용> 무려 3년간이나 강제로 성매매에 이용된 지적장애 여성이 있습니다. 그 가족들이 그 사실을 알게 돼서 그 지적장애 여성과 함께 경찰에 신고를 하러 갔는데요. 장애가 있다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나. 장애인이라는 증명서류 그리고 범죄 증거를 가져와라. 경찰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게 어떤 사건일까요. 그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죠. 김소희 씨, 나와계시죠?
◆ 김소희> 네.
◇ 정관용> 그 피해자와는 어떤 사이세요?
◆ 김소희> 피해자의 오빠의 아내예요, 제가.
◇ 정관용> 그러니까 피해자가 시누이군요?
◆ 김소희> 네.
◇ 정관용> 성매매에 이용당했다는 사실은 언제 알게 되셨어요?
◇ 정관용> 2017년 9월 24일날 알게 됐거든요. 그러니까 그날이 저희 아들 돌잔치였어요, 그날이. 이제 시누이한테 연락이 온 거죠. 왜냐하면 피해자 오빠가 이제 내 아들이 돌인데 고모인 네가 와야 되지 않겠느냐. 연락 좀 해달라 그렇게 수시로 연결을 원했어요. 그래서 이제 못 가니까 미안해서 전화가 온 것 같아요. 돌잔치 못 가서 미안하다. 내가 지금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러는데 목소리가 좀 안 좋은 거예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사실은 그런 일이 있었고 그 일 때문에 너무 무서워서 저희 살고 있는 지역에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알게 된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벌써 한 3년째 그렇게 성매매에 이용을 당했다고요?
◆ 김소희> 네.
◇ 정관용> 그 성매매에 이용한 사람은 누굽니까?
◆ 김소희> 같은 나이의 여자거든요. 거기다가 그 여자의 엄마.
◇ 정관용> 엄마까지?
◆ 김소희> 네.
◇ 정관용> 그래서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 김소희>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러는 거죠. 너 돈 필요하지 않냐. 돈이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네가 갖고 싶은 거 네가 먹고 싶은 거 다 쓸 수 있으니 내가 진짜 돈 많이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겠다 해서 성매매 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때 당시만 해도 그게 나쁜 일인지 몰랐대요, 자기는. 그냥 돈을 많이 버니까 좋았는데 그 돈을 다 빼앗겼고 화대로 하루에 한 30만 원을 벌어야 한다고 이렇게 가해자가 정해 주나 봐요. 오늘은 30만 원을 벌어와라 이랬는데 30만 원을 못 벌고 한 20만 원, 10만 원 이렇게 벌게 되면 항상 때렸대요, 욕하면서.
거기다가 또 돈 문제가 많이 연결이 돼 있어요. 가해자 때문에 빚을 지게 된 일이 있었는데 그게 한 300만 원가량 되거든요. 그거를 갚으려면 또 일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성매매를 하게 된 것 같은데 거기다가 그 휴대전화를 5대를 개통시켜가지고 그걸 다 팔아먹고 또 얘 명의로 대출을 시켜서 그 원금만 한 2,000만 원 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김소희 씨가 이런 사정을 다 알게 되시고서 그 시누이랑 함께 경찰서를 찾아가셨다고요?
◆ 김소희> 네.
◇ 정관용> 갔더니 경찰이 뭐라고 했다고요?
◆ 김소희> 찾아갔더니 경찰이 지적장애의 말을 자기네들은 믿을 수가 없다. 지적장애인이라는 증명서류를 가져와야지 자기네들이 수사를 할 수 있다. 비장애인들은 자기들이 수사를 할 수 있지만 지적장애가 있으면 특수기관에 가서 이걸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장애인이라는 증명서류를 가져와라. 그리고요, 또?
◆ 김소희> 그리고 증거도 가져오라고 했거든요. 조금이라도 증거가 있어야 이게 수사를 들어갈 수가 있다. 증거가 될 만한 걸 가지고 와라.
◇ 정관용> 그래서 증거를 어떻게 찾으셨어요?
◆ 김소희> 그때 당시에 이 가해자가 자기 명의로 휴대전화를 만들어줬는데 그걸로 성매매할 때 어디 모텔이냐. 어디서 있냐. 얼마 받았냐. 이거를 피해자가 기억을 해낸 거예요. 그래서 그 휴대전화가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까 자기가 성매매를 벗어나면서 있었던 쉼터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같이 서울에 있는 쉼터를 가서 휴대전화를 찾았는데 그 메신저 내용 중에 ‘카톡 지워, 무슨무슨 뭐야’ 이렇게 써 있는 거예요. 그래서 거기만 보면 딱 내용이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제가 복구를 했죠, 업체한테 맡겨서.
◇ 정관용> 다 삭제된 SNS 내용들을 복구하도록 사설업체에 맡겼다?
◆ 김소희> 네, 카카오톡 내용을 복구를 했는데 거기에서 다 증거가 나오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이제 경찰이 요구하는 그 장애인 증명서류하고 휴대전화 복구한 것까지 들고 경찰서를 다시 가셨죠.
◆ 김소희> 네.
◇ 정관용> 그랬더니 그때는 경찰이 뭐라고 하던가요?
◆ 김소희> 그때는 저한테 진짜 그랬거든요. 이거 동사무소 가서 제출한 다음에 그다음에 장애 판단, 나라에서 떨어지는 그 판단이 떨어지면 그때 다시 와라. 그러면 자기네들은 성범죄 해바라기센터에 연결을 해 주겠다. 분명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 정관용> 그런데 그런 것들을 경찰이 못합니까?
◆ 김소희> 그러니까 말이에요.
◇ 정관용> 그러면 이 과정을 소상히 김소희 씨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셨다고요.
◆ 김소희> 네.
◇ 정관용> 그랬더니 그 다음에 경찰이 뭐라고 하던가요?
◆ 김소희>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니까 경찰이 연락이 왔어요, 한 열흘 뒤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언제 수사를 안 해 준다 그랬었냐. 분명 제 남편한테 다 설명을 해 줬대요. 그런데 남편은 그렇게 절대 듣지 않았대요. 연계를 바로 해 주겠다 그런 소리도 없이.
◇ 정관용>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얘기하고 뭐 사과 같은 얘기는 하던가요?
◆ 김소희> 사과 하나도 안 하죠. 그냥 서로 오해였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하는데 저는 어쨌든 저희는 보호 받아야 할 입장이니까 경찰하고 적으로 둬서는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아, 그래요. 오해인 것 같습니다 하면서도.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현재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어요?
◆ 김소희> 피해자 1차조사까지요.
◇ 정관용> 지금까지 이런 과정을 몇 달 동안 거치면서 여러 생각 드셨을 텐데 정부를 향해서 한 말씀 하신다면서요?
◆ 김소희> 지적장애인이 이런 피해를 당했을 때 원스톱으로 이렇게.. 장애인이 비장애인하고는 다르잖아요. 저 같은 가족이 없었으면 지적장애인은 꿈도 못 꿨을 거예요. 이렇게 누구를 단죄하거나. 그러니까 전담 센터가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경찰서 내에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그런 도와줄 수 있는 그런 거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빨리 만들어져야죠. 지금 국회에서도 장애인 성폭력 전담전문인력 확충, 이런 것들의 제도 개선 필요하다는 목소리 나오니까 함께 좀 힘을 보태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소희> 감사합니다.
◇ 정관용> 김소희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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