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의 사령탑 선동열 감독이 일본과 재대결을 계속 강조했다. 충분히 승산 있었던 경기에서 패한 아픔이 아직 가슴에 남아있는 듯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벼랑 끝에 몰렸던 선동열호는 대만을 1-0으로 제압하면서 1승 1패로 예선을 마쳤다.
일단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불씨는 되살렸다. 결승 진출 여부는 18일 일본과 대만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은 전날 열린 한일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7-8로 분패했다. 일본 야구의 심장부인 도쿄돔에서 짜릿한 승리를 노렸던 선 감독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팽팽한 승부 끝에 떠안은 패배라 쓰라림은 더했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은 경기 전 "반드시 대만을 꺾고 결승전에서 일본과 재대결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리고 바람대로 대만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감독 데뷔 첫 승을 맛본 선 감독은 "어제 일본에 졌지만 팀 분위기가 다운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 대만전을 치렀다"며 "선발 임기영이 너무 잘 던져줬다. 나머지 투수들 역시 마지막까지 잘해줬다. 또 이정후가 중요할 때 하나 쳐줘서 이기지 않았나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임기영은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어 박진형과 장필준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일본이 결승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상황. 선동열호 역시 일본과 재대결을 노린다. 선 감독은 "선수들이 패배 이후 다시 한 번 일본과 붙기를 원했다. 내일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두 경기에서 좋은 시합을 했다.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전하고 "꼭 일본과 다시 붙어서 좋은 경기 해보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도쿄돔에서 감독 첫 승을 거둬 남다른 기분을 느낀 선 감독이다. 그는 "도쿄돔은 선수 시절 뛰어본 구장이다. 여기서 첫 승을 거둬 기쁜 건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오늘 승리보다 앞으로 한국 야구를 위해 올림픽까지 이 젊은 선수들을 어떻게 해서 같이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