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본선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사람은 다름 아닌 박원순 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경선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한 직후부터 향후 정치적 행보를 계속 고민해 왔으며 최근들어 3선 도전에 점점 무게를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년간의 서울시장 재임 경력은 가장 큰 프리미엄이자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재선 시장에 대한 피로도도 상당하다. 박 시장도 이런 점을 의식해 최근 서울지역 국회의원들을 연쇄적으로 접촉하는 등 당기반 강화에 부쩍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박 시장의 약점은 다른 서울시장 예비주자들에게는 기회다. 박 시장 체제 7년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과 서울시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보고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며 경선전에 이미 뛰어들었거나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불모지 강남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는데 성공한 전현희 의원도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강남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당세가 약한 서초·강남·송파의 강남벨트에서 민주당 지지를 이끌어낼 적임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직능본부장과 서울시 상임선대본부장을 맡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친문(親文)인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과 우상호 의원도 당 대표 도전설과 함께 꾸준히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민주화 운동을 이끈 386 학생운동 세력의 대표 주자인데다 박원순 시장과의 친분관계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사전정지 작업을 하는게 선결과제다.
GT(김근태계)의 핵심 이인영 의원은 복심으로 불리는 보좌관 출신의 김종욱 서울시 의원이 올초 서울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박 시장과 인재풀이 많이 겹친다.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지냈던 허영 전 서울시 정무수석도 고려대 운동권 출신의 GT계여서 이 의원과는 끈끈한 인연이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부터 탄핵까지 어수선한 정국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정권교체의 한축을 담당했던 우상호 의원은 이인영 의원과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석에서 '인영이가 나오면 난 안나온다'는 말을 자주하곤 한다.
결국 박 시장이 3선 출마를 굳히면 이 의원은 불출마하고 우 의원의 출마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 의원이 출마했을 경우 이 의원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가 경선판도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