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대저수지는 저수용량이 25만톤으로 대형급은 아니지만 갑자기 물이 쏟아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둑이 무너진 것은 지진 등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 아니고, 평소에도 붕괴 위험이 있었던 D등급 저수지였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저수지가 경북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진 취약지역인 경주와 포항 주변에 2천여개의 저수지가 몰려 있다는 점이 불안을 키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북지역 저수지는 모두 5천495개로 이 가운데 경주와 포항등 인근 5개시군에 2천28개가 몰려 있다. 영천이 986개, 경주 444개, 포항 282개, 청송 187개, 영덕 129개 등이다.
정부는 이번 포항 지진과 관련해 이들 지역 전체 저수지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현행 '지진화산 재해대책법 시행령'은 저수지 내진설계 대상을 둑높이 15m 이상인 50만톤 이상 저수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3만개가 넘는 저수지 가운데 내진설계가 돼 있는 저수지는 602개에 불과하다. 결국 경주와 포항 인근 5개 시군 저수지 2천28개 가운데 90% 이상은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6일 포항 지진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설물 관리에 취약한 지방자치단체 관리대상 저수지에 대해서도 전문기관의 기술과 인력 지원을 받아 꼼꼼하게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점검결과 문제가 있는 저수지와 취약시설에 대해서는 정밀점검을 실시해 보수.보강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저수지 내진설계 기준을 저수용량 30만톤 이상 저수지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럴 경우 국내 내진설계 대상 저수지는 기존 602개에서 1천228개로 626개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